어깨가 빠지는 느낌이 들거나, 움직일 때 ‘뚝’ 하는 소리가 반복된다면 관절와순 손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어깨는 팔과 몸통을 연결하는 부위다. 360도 모든 방향으로 회전할 수 있는 가동 범위가큰 부위다. 이 같은 구조의 어깨가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게 관절와순이다.
관절와순은 견갑골(어깨뼈) 바깥 가장자리를 따라 위치한 섬유연골이다. 이는 상완골(팔뼈)의 머리가 관절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이 구조물이 손상되면 어깨뼈가 불안정해지고,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처음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어깨 관절이 불안정해지는 게 느껴진다. 활동 중 팔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통증이 생기는 일이 반복되는 식이다.
관절와순 손상의 대표적인 증상은 ▲팔을 들거나 회전시킬 때 ‘걸리는 느낌’ ▲관절 내 ‘뚝뚝’하는 소리 ▲불안정한 느낌 ▲야간 통증 ▲운동 중 어깨 탈구 등이 있다.
특히 어깨가 한번 탈구되면 연골이 찢기거나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반복적인 탈구로 이어지기 쉽다. 이 때문에 단순 염좌로 생각하고 방치하면 관절와순뿐 아니라 회전근개, 인대 등 다른 구조물에도 손상이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운동선수들에게 관절와순 손상은 비교적 흔한 부상이다. 빠르고 강한 팔 회전 동작의 반복, 이로 인한 손상의 축적 및 외상 누적으로 발생한다.
실제 미국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활약 중인 이정후 선수도 관절와순 손상으로 수술받은 바 있다. 당시 이정후 선수는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 중 1회 초 수비 과정에서 펜스를 향해 몸을 날리는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왼쪽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결국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되었으며, 이후 수개월간 재활에만 전념했다.
이처럼 관절와순 손상은 순간의 부상으로 시작되지만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만큼 빠른 진단과 이에 따른 치료가 관건이다.
관절와순 손상으로 진단받은 경우 손상 정도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 또는 관절경을 통한 봉합 수술이 이뤄진다. 진단은 대체로 조영제하 MRI를 활용해 이루어진다.
관절와순 손상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꾸준한 근력운동과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특히 운동 전 어깨 회전근을 활성화하는 준비 운동을 챙겨야 한다. 탄력 밴드를 활용한 회전근 운동, 팔꿈치 90도 굴곡상태에서의 외회전 운동, 삼각근 강화 운동 등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정확한 치료다. 관절와순은 눈에 보이지 않는 구조물인 만큼 진단이 까다롭고, 치료 경험이 풍부한 어깨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재활은 단순히 회복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완전히 치료된 어깨를 다시 ‘내 어깨’로 되돌리는 과정이다. 기능을 끌어올리고 습관을 바꾸며, 예전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드는 복귀의 시간인 셈이다. 결국 치료와 재활은 하나의 과정으로 매끄럽게 이어져야 한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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