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큐티풀’ 박현경의 시즌 마수걸이 우승, 드디어 터졌다.
박현경은 25일 경기도 여주의 페럼클럽(파72·6천366야드)에서 마무리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10억원)에서 최종합계 16언더파 200타로 2위 이채은(15언더파 201타)을 단 한 타 차이로 넘어서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흠 잡을 데 없는 ‘노 보기 우승’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앞선 1·2라운드에서 나란히 버디 5개를 곁들이는 무결점 플레이로 중간 합계 10언더파를 찍었다. 1위 이채은을 한 타 차로 쫓으며 시작을 알린 최종 3라운드에서도 박현경의 샷은 견고했다. 스코어 카드에서 보기를 완전히 지운 채, 이글 하나와 버디 4개를 엮어 무려 6타를 줄여내며 바라던 트로피를 들었다.
엎치락뒤치락 시소싸움이었다. 박현경이 먼저 4m 남짓한 버디 퍼트를 정확히 떨군 5번 홀(파5), 정교한 티샷으로 마련한 8번 홀(파3) 버디를 낚으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섰다. 9번 홀(파5)에서는 약 28m 거리에서 시도한 세 번째 샷이 홀에 빨려 들어가는 기적의 이글이 터지면서 완벽히 주도권을 잡았다.
3타 차로 달아난 박현경이었지만, 이어진 후반 라운딩에서 이채은의 맹렬한 추격을 받았다. 이채은이 11번 홀(파4)에서 완벽한 원온으로 이글을 낚았고, 13∼14번 홀 연속 버디로 점수 균형을 맞춘 것. 팽팽한 승부에서 결국 박현경이 웃었다. 최종 18번 홀(파5)에서 상대가 세컨드샷이 페널티 지역에 떨어지는 미스를 범하며 보기로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았다. 침착하게 파를 지켜내면서 짜릿한 1타 차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지난해 3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올랐던 박현경은 올해 드디어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해 6월 맥콜·모나 용평오픈 이후 11개월 만에 뽑아낸 투어 통산 8승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노 보기 우승’은 KLPGA 투어 역대 12번째 대기록이다. 2라운드 경기를 제외하면 8호 기록이 된다.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트로피를 들며 본격적인 2025시즌 시동을 걸었다.
완연한 상승세다. 박현경은 올 시즌 초반 주춤하다가 지난달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공동 9위를 시작으로 덕신EPC 챔피언십(공동 9위), 크리스에프앤씨 KLPGA 챔피언십(공동 7위), 두산 매치플레이(공동 9위)에서 연달아 톱10을 찍어냈다. 지난 11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에서도 생애 첫 일본 무대 경기를 맞아 공동 8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 우승과 함께 제대로 된 방점을 찍어냈다.

한편, 박현경과 우승경쟁을 펼친 이채은은 깊은 아쉬움과 함께 퇴장한다. 2020년 2부 투어인 드림투어에서만 한 차례 우승했으며, KLPGA 투어에서는 2022년 4월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준우승이 개인 최고 성적인 이채은은 이번 대회로 생애 첫 우승 기회를 잡았다. 147번째 출전 대회에서 잊을 수 없는 첫 경험을 겨냥했으나, 1타 차이에 울면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3위 자리에는 김민선이 11언더파 205타로 자리했다. 임희정, 박주영, 박결, 이동은, 최예림은 나란히 10언더파 206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지난해 우승자 배소현은 공동 9위(9언더파 207타), 2023년 우승자 방신실은 공동 17위(7언더파 209타) 등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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