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송영규의 음주운전이 뒤늦게 밝혀지며 출연작에 불똥이 튀었다. 사전제작을 마친 드라마 제작진은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경기 용인 동부 경찰서는 지난달 말 송영규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수원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송영규는 지난달 19일 오후 용인시 기흥구에서 처인구까지 약 5㎞를 만취 상태로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08% 이상으로 알려졌다.
음주운전 발각 이후 한 달여의 시간이 있었지만 제작 관계자들에게 공유하지 않았다. 송영규는 관련 보도가 있고 난 뒤에야 한 매체를 통해 “드라마 촬영이 작년에 다 끝난 상태라 어떤 조치를 한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출연 중인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측은 음주 보도가 나온 25일에도 송영규를 무대에 올렸다. 공연 시작을 불과 4시간여 남기고 알려져 스케줄 변경이 불가했던 것으로 보인다. 송영규는 이날 공연을 마지막으로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서 하차한다. 향후 공연은 더블 캐스팅된 임철형 원캐스트로 진행된다.
문제는 또 있다. 송영규가 출연하는 드라마 ENA ‘아이쇼핑’과 SBS ‘트라이 : 우리는 기적이 된다’(트라이)다. ‘트라이’ 첫 방송 당일인 25일, 제작발표회를 진행하던 도중 송영규의 음주운전 관련 보도가 나왔다. ‘트라이’ 측은 “사전제작 드라마로 3월 모든 촬영을 마친 상태다. 첫 방송을 앞두고 해당 소식을 보도로 접해 당혹스럽고 유감스럽다”며 “첫 주 회차는 글로벌 OTT를 포함해 송출 준비가 완료된 상황이기에 당장 편집은 어렵다. 향후 등장 장면에서는 스토리 전개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편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25일 방송분에서 송영규는 럭비부 감독 김민중으로 편집 없이 등장해 윤계상(주가람 역)과 대립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아이쇼핑’에서는 목사 윤세훈 역으로 출연한다. ‘아이쇼핑’ 제작진도 “사전제작 드라마인 만큼 극의 흐름과 시청 이해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로 출연 장면을 최소화해 방영할 예정이다. 일부 장면의 경우 편집이 어려울 수도 있어 양해 부탁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드라마의 경우 사전제작 시스템이 대부분이다. 송영규의 음주운전은 첫 방송만 기다리고 있던 제작진과 배우, 시청자 모두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콘텐츠는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의 잘못이 모두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보다 책임감 있는 행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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