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돋보이진 않아도 팀에는 영양가 만점이었다. 삼성 U12 나호진이 식스맨의 품격을 과시했다.
삼성 U12은 1일 양구문화체육회관에서 열린 ‘DB손해보험 2025 KBL 유스 클럽 농구대회 IN 청춘 양구’ U12부 예선 SK U12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31-30으로 승리했다. KCC와 SK 등 강호를 연달아 잡아낸 삼성은 조 1위에 성큼 다가섰다.
삼성은 경기 내내 SK에 끌려다녔다. SK 빅맨들을 제어하지 못했고 공격에서도 실마리를 쉽게 찾지 못했다. 4쿼터 막판 살아난 이제이와 조유찬이 살아나기 전까지 어려운 게임을 이어가야 했다.
하지만 삼성이 역전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었던 데에는 식스맨 역할을 톡톡히 해낸 나호진의 공이 있었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나호진은 교체 투입돼 수비에서 왕성환 활동량과 팀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리며 흐름을 뒤바꿨다. 나호진의 허슬 플레이와 상대 턴오버 유발에 삼성도 추격의 원동력을 마련할 수 있었다.

경기 중반 교체 투입돼 2점 3리바운드와 더불어 강한 프레스 수비로 혈을 뚫은 나호진은 다시 주축 멤버들에게 바톤을 넘기고 벤치로 향했다. 나호진에게 바톤을 이어받은 주축 멤버들은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어내며 2전 전승을 달리게 됐다.
경기 후 만난 나호진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재미있었다. 연장 승부를 벤치에서 지켜보긴 했지만 삼성의 일원으로서 정말 기쁘고 행복했다. 사실 KBL 대회가 처음이라 긴장도 됐는데 다른 대회랑 같은 환경이라고 생각하고 임하니 부담도 덜어지고 재미있게 뛰었다”고 웃었다.
기존 클럽에서는 주축 가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나호진이지만 삼성 대표팀에서는 식스맨으로서 수비 스페셜리스트로 거듭났다. 주인공 역할을 동료들에게 양보한 채 궂은일과 팀에 헌신하는 롤을 맡고 있다.
이에 나호진은 “아버지께서 공격은 친구들에게 맡기더라도 수비에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하라고 조언해주셨다. 감독님도 출전 시간에 연연하기보다 짧은 시간이라도 최선을 다해 도움이 되는 선수가 높은 가치의 선수라고 말씀해주셔서 새겨들으려 했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역할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성숙함을 보였다.
죽음의 조에서 조 1위 후보였던 KCC와 SK를 연달아 잡아낸 삼성 U12. 정관장, LG와의 예선이 남아있지만 삼성의 기세를 막기에는 누구도 쉽지 않아 보인다. 나호진 또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끝으로 나호진은 “예선에서 전승하는 게 1차 목표고 본선에서 우승까지 도달하는 게 최종 목표다. 우승 가능성은 100%라고 생각한다(웃음). 몇 분을 뛰건 최선을 다해 팀 승리에 기여하겠다”고 식스맨의 품격을 드러내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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