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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의 연예It수다] 고현정, 건강만 하자…대체불가 ‘캐릭터 해석’

입력 : 2025-09-28 17:08:40 수정 : 2025-09-28 18: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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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이 막을 내렸다. 7회라는 짧은 여정이었지만, 고현정이 선사한 연기적 충격은 결코 짧지 않다. 연쇄살인마 정이신이라는 극단적 캐릭터를 통해 다시 한번 자신만의 독보적 연기 세계를 증명해낸 그에게, 이제는 진심으로 건강을 당부하고 싶다. 이런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또 어디 있겠는가.

 

◆7회로 압축된 완벽한 서사 완성

 

마지막 회에서 드러난 정이신의 비극적 과거는 이 드라마가 스릴러를 넘어선 드라마가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당한 성범죄와 어머니의 죽음, 그리고 그로 인한 복수의 연쇄살인. 고현정은 이 복잡하고 어두운 서사를 단 7회 만에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특히 교도소로 돌아간 정이신이 차수열(장동윤)과 재회하는 마지막 장면은 섬뜩함과 모성애가 교차하는 절묘한 순간이었다. TV 속 최중호(조성하)의 시신 발견 소식을 접하는 정이신의 표정 변화에서, 우리는 살인자와 어머니라는 이중적 정체성이 어떻게 한 인물 안에서 공존할 수 있는지를 목격했다.

 

◆디테일로 완성한 대체불가 캐릭터

 

고현정의 연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정이신의 이중성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살인에 희열을 느끼며 서늘한 웃음을 짓는 순간과, 아들을 향한 모성애로 흔들리는 순간 사이의 간극을 미묘한 호흡과 눈빛 변화만으로 구현해냈다. 이는 단순한 연기 기법을 넘어선 캐릭터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해석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특히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의 심리를 ‘속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표현한 것은 탁월했다. 시청자들이 정이신의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들면서도, 그 불가측성 자체가 캐릭터의 매력이 되도록 한 것이다. 이는 대본에 적힌 문자 이상의 것을 무대 위에서 창조해내는 진정한 배우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고현정 효과, 그 지속가능한 힘

 

방송 직후 쏟아진 ‘고현정 효과’라는 반응들은 연기력에 대한 인정이다. 7회라는 제한된 분량 안에서 캐릭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내면의 변화까지 모두 담아낸 그의 연기는 농도 짙은 표현력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고현정은 정이신이라는 인물이 단순 악역이 아님을 보여줬다. 살인자이지만 동시에 피해자였고, 가해자이지만 또한 어머니였다. 이런 복합적 인물을 일관성 있게 그려내면서도 매 순간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만든 것은 그만의 독보적 해석 능력 때문이다. 대본이 살아숨쉬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고현정의 입체적인 연기, 1회부터 쌓아온 캐릭터 구축 덕분이다. 

 

◆건강한 고현정이 곧 한국 연기계의 자산

 

고현정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한 가지 확신이 든다.

 

이러한 깊이와 디테일, 그리고 캐릭터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에서 보여준 감정 조율의 섬세함과 표현력의 스펙트럼은 그가 왜 대체불가한 존재인지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그렇기에 더욱 간절히 바라는 것은 그의 건강이다. 이토록 강렬하면서도 완벽한 연기를 해낼 수 있는 배우가 오랫동안 무대에 서주어야, 한국 연기계가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 연기에 대한 그의 진정성과 완벽주의적 접근은 후배 배우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고현정의 연기를 더 많이, 더 오래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정이신이란 충격적인 캐릭터는 하나의 레퍼런스가 될 것이다. 앞으로 등장할 악과 선을 오가는 인물들의 기준점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떤 경이로운 변신을 선보일지, 과연 어떤 장르에서 우리를 다시 한번 놀라게 할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밀려온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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