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는 없었지만, 희망을 봤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끈질긴 ‘뒷심’을 발휘했다.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5 NAVER K-BASEBALL SERIES’ 평가 2차전에서 7-7 무승부를 거뒀다. 비록 그토록 바라던 승리를 쟁취하진 못했지만, 지지도 않았다. 전날 치른 1차전까지 한일전 10연패에 빠져있던 터라 더욱 반가운 결과였다.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승전고를 올린 기억(1군 선수 출전 기준)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4-3)이 마지막이다.
이날 한국이 대등하게 경기를 마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방망이다.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9안타 9볼넷을 마크했다. 안타 수만 따지자면 일본(6안타)보다 더 많았다. 무기력하게 패했던 1차전(4안타 3볼넷)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계속되는 실점 속에서도 주도권을 뺏기지 않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무엇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악바리 근성을 보여줬다는 부분이 고무적이다. 8회 말과 9회 말, 큼지막한 장타를 쏘아 올리며 기어이 승부를 원점을 돌렸다.
이번 평가전은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하는 차원서 마련됐다. 앞서 체코와 두 경기(2승) 치른 뒤 일본으로 무대를 옮겼다(1무1패). 희망과 과제를 모두 마주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제구력이다. 볼넷을 남발하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일본과 두 경기를 치르는 동안 볼넷만 21개 내줬다. 이날도 두 자릿수(12개) 볼넷을 헌납한 탓에 경기 운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밀어내기가 4차례나 있었다는 부분도 아쉬운 대목이다.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조금씩 길이 보이는 듯하다. 파워에 있어서만큼은 한국이 앞섰다. 이틀 동안 4개의 홈런포를 신고했다. 일본은 유키노리 기시다, 한 명만이 손맛을 봤다. 특히 안현민은 이틀 연속 아치를 그리며 괴력을 뿜어냈다. 생애 첫 성인 대표팀에 합류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김주원의 홈런도 극적이다. 9회 말 2사 상황서 짜릿한 한 방을 때려내며 대표팀에게 드리우고 있던 패배를 걷어냈다. 벼랑 끝에서 팀을 구하는 순간이었다.
대표팀은 17일 귀국한다. WBC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보다 구체적인 방향을 정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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