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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이야기 하면서 게임 즐긴다

입력 : 2012-02-27 20:06:08 수정 : 2012-02-27 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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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유저간 음성 대화 가능한 '엔씨톡' 서비스
최대 200명까지 대화 지원… 대규모 전투 진행시 효과
"PC·스마트폰 호환으로 디바이스 경계 넘었다" 평가
아이온 이용자가 음성 대화 서비스(엔씨톡)로 플레이를 하고 있다.
직장인 최경호씨(40) 그동안 요긴하게 사용하던 MSN 메신저를 중단했다. 자주 연락하는 친구들이 온라인 게임 ‘아이온’을 함께 즐기다보니 전용 메신저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3살배기 딸을 둔 주부 이민아씨(36) 역시 음성대화 프로그램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지인들을 만난다. 유아용 교육 게임을 탐구하면서 인터넷 카페 회원들과 실시간 음성대화로 정보 교류에 분주하다.

두 눈과 열 손가락으로 모니터를 응시하면서 게임에 열중하던 모습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동일한 게임 콘텐츠를 즐기는 유저들이 말로 이야기하면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다자간 음성대화(보이스 채팅) 프로그램이 게임 세상의 진화를 주도하고 있다.

게임 콘텐츠를 ‘배양’하는 속성적 업그레이드 외에 플레이 자체 편의와 효용을 얹고 있어서다.

◆ 대화는 손 대신 말로

게임 유저간 음성을 통한 대화가 가능해진 시발점은 지난 2009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엔씨소프트와 NHN이 각각 ‘게임폰’, ‘게임톡’이라는 이름의 음성대화 서비스를 공개했고, 이어 같은해 11월 엔씨소프트는 최종 명칭을 ‘엔씨톡’으로 결정해 베타서비스를 개시했다. 음성대화 프로그램은 편의성 제고에 가치를 둔다. 게임 플레이에 분주한 상황에 일일이 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대화를 나눈다는 게 버거울 수 있어서다. 특히 커뮤니티 기능이 핵심인 온라인 게임 상에서 음성대화의 중요성은 두드러진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음성대화 프로그램으로 유저간 커뮤니케이션이 보다 쉽고 편리해졌다”며 “플레이 도중 공략이 필요하거나 팀원간 협동해야 하는 시점에 음성대화로 빠르고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모든 게임에 음성대화 프로그램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개발 주체와 게임에 따라 전혀 다른 양상이다.

엔씨소프트와 NHN은 음성대화 분야에 비중을 두는 반면, 넥슨의 경우 ‘드래곤네스트’와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 등 일부 게임에 한정하고 있다. 지난해 시스템 개발에 착수한 네오위즈게임즈 역시 후발주자로 뛰어든 셈이다.

이런 까닭으로 실제 즐기는 게임과 대화 프로그램이 상이한 사례가 잦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스페셜포스’ 이용자가 정작 음성대화 프로그램은 엔씨소프트나 NHN을 통하는 게 대표적이다. 대화 프로그램은 인터넷 메신저처럼 이용할 수 있어서 게임과 동일한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무방하다.

그러나 유저로서는 게임 클라이언트와 대화 프로그램에 별개로 접속해야 하다보니 번거로울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도 유저의 충성도 배양이나 부대 효과 면에서는 잃는 게 있다. 네오위즈게임즈 관계자는 “‘꼭 필요하냐’의 논의도 있었지만, 피망(네오위즈게임즈의 게임 포털) 내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게임 포털의 효용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개발하고 있다”며 “오는 하반기 첫선을 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다수 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면 하나의 음성 대화 프로그램을 선호하기도 한다.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나 길드가 동일한 프로그램을 채택하고 장착(세팅)해 놓으면 게임별 각기 다른 음성 시스템에 적응하는 수고를 덜 수도 있다. 반대급부적으로 이는 곧 상당수 게임 업체들이 음성대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소극적인 이유가 된다.

◆ 어떤 게 잘 말하나

음성대화 서비스는 게임 상에서 유저간 이동 거리가 길거나, 빠른 전개와 협동 플레이가 요구되는 장르에서 빛을 발한다. ‘아이온’과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류와 ‘스페셜포스’나 ‘서든어택’ 같은 FPS(일인칭슈팅게임) 등에 자주 등장한다. 이런 점에서 엔씨소프트와 NHN은 음성대화 분야에 관심을 먼저 가졌다.

음성대화 프로그램이 특정 장르와 게임에서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기능 본연의 진화도 뒤따르고 있다. ‘엔씨톡’은 최대 200명까지 대화를 지원해 공성전이나 혈맹 전투 등 대규모 전투 진행 시 효과적이다. 초대받는 사람에게 대화방 주소를 알려주면 인터넷 URL을 통해 바로 입장할 수 있고, 특정키를 누르고 있을 때만 음성이 전달되는 PTT 기능은 대화방에서 불필요하게 전달되는 본인 음성을 조절 가능하다.

NHN ‘게임톡’은 게임 전용 메신저 부문에서 국내 최대 이용율을 자랑한다. ‘게임톡’의 장점은 20만명 이상 동시접속이용자가 이용해도 음성 송수신에 문제가 없는 안정성이다. 최근 모바일 전용으로도 프로그램을 내놓았는데, PC와 스마트폰간 호환으로 디바이스(기기) 경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국내 최초로 아이폰 기반의 음성대화 엔진도 개발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국내 최대 게임 기업 넥슨은 음성대화 시스템 도입에 아직 관망적이다. 캐주얼 게임이 주를 이루는 데다, 유저 대부분이 외부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연유에서다. 넥슨 측은 게임별 자체 음성 기능에 대한 유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대되면 시스템 도입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음성대화 시스템으로 차별화를 꾀하기도 한다. 중국계 게임기업 쿤룬은 그동안 영어·중국어 서비스권에서만 가능했던 음성대화 프로그램 ‘레이드콜’을 한국어 버전으로 확대했다. ‘레이드콜’은 채널 하나에 최대 1만명 이상 동시접속해도 잡음 없이 완벽한 음성대화가 가능하다. 게임 내 엔터테인먼트 요소(노래대회/이모티콘/대화녹음)를 두루 갖췄고, 4MB에 불과한 저용량 클라이언트와 설치파일로 사용자 PC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것도 백미다.

김수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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