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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스릴러도 아닌 것이 묘한 중독성이 '간기남'에 있다

입력 : 2012-04-06 09:40:41 수정 : 2012-04-06 09: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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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보기 드문 상업영화다. 스릴러라고 하기에는 가볍다. 코믹한 장면들의 전개에도 불구하고 곳곳에 담겨 있는 중독성 강한 매력이 묵직하기도 하다.

 영화 ‘간기남’(김형준 감독)은 은밀하지만 대놓고 말하기 어려운 소재인 간통을 가지고 다채로운 맛을 선보이는 상업영화다. 배우 박시연의 농염한 매력은 두고두고 회자될 명장면들을 만들어냈고 과다하게 여러 영화에 출연한다는 생각이 드는 박희순마저도 이번 작품에서 연기한 캐릭터는 돋보일 수밖에 없다.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화는 비교적 가볍게 무거운 소재를 다룬다. 늘 간통 현장을 급습해 증거를 채취해 고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건을 해결해주는 강선우(박희순). 사실 경찰인 강선우는 흥신소를 차려 약간의 장애를 지닌 지능형 범죄자 기풍(이광수)과 함께 간통 전문 해결사로 과욋돈을 벌고 있다. 

 김수진이라는 여인이 접근해 와 남편의 간통 현장을 잡아달라는 의뢰를 해오고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무인 모텔로 향한다. 남편과 한 여인(박시연)이 함께 있는 걸 확인 후 옆 객실에 자리한 강선우는 김수진을 불러들인다. 헌데 이 여인이 이상하다. 모든 게 필요없다면서 강선우에게 맥주를 들이키게 하고 키스를 해온다.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보니 나체인 강선우가 발견한 건 자신의 옆에 누워있는 피투성이 시신이 된 김수진이었다. 

 급히 옆방으로 뛰어들어간 강선우는 김수진의 죽은 남편을 발견하고 묘령의 여인에게 다그쳐 묻는다. 이미 모텔 내 CCTV는 사라졌고 경보장치 역시 끊어진 상태. 알고보니 남편과 함께 있던 여인이 실제 아내인 김수진이었던 것. 그리고 죽은 김수진은 동명이인으로 남편과 불륜관계였음이 밝혀진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경찰의 수사는 좁혀오고 강선우는 꼬일대로 꼬인 현실을 풀기 위해 다급해진다.

 잘 짜인 스릴러가 영화의 토대다. 그 속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이 쏟아져나온다. 이혼을 앞둔 강선우의 동료 경찰인 아내부터 각기 다른 스타일의 동료 형사들, 그리고 범죄와 연관된 인물들까지. 너무 많은 것을 말하려고 하지도 않고 지독히 단순하지도 않게 팽팽한 긴장과 함께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를 잘 유지해나간다. 감동 같은 건 바라지 않아도 된다. 적당히 즐기면서 빠져들다 보면 영화는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함으로 끝맺는다. 11일 개봉.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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