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의 일상 재조명
이기적인 우리 사회 투영
china collection |
조세현은 사진만을 고집하는 ‘사진장이’이다. 그는 인물을 사진에 담는 것에 집중한다. 흔들림 없는 일관성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
소수민족, 입양아, 장애인, 다문화 가정 등에 대한 사진 작업을 해온 그는 함께하지만 함께하지 않는 것, 익숙한 것처럼 보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것 즉, 사회적인 약자에 관심을 기울인다. 지난해까지 8년째 해온 입양아와 스타들의 인물사진전 ‘천사들의 편지’는 그의관심에 대한 꾸준한 노력과 고집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최근 5년 간 작업한 ‘소수민족’에 대한 그의 시선을 정식으로 발표하는 자리다. 바쁜 일정 가운데에도 카메라 하나에 의지한체 중국 소수민족의 일상을 찾아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갔다.
오랜 역사 속에서 한족이라는 데에 강한 자긍심을 느껴왔던 중국은 자신들의 문화적 민족적 우월성을 내세워 소수민족들을 차별했고, 이러한 중화주의적 사고는 신 중국 건국 이후 오늘날 중국의 소수민족들에 대한 국가 정책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이 중화주의적 사고에 기초한 중국의 소수민족정책은 문화대혁명, 천안문사건 등과 같은 소수민족의 문화와 종교에 대한 탄압들을 정당화하고 있다. 조세현의 사진에 담긴 중국 정부의 탄압 속에 점점 사라져 가는 중국 소수 민족들의 문화와 일상들을 통해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있는 이기적인 우리의 모습을 투영해 본다.
어린 아이의 눈망울에 실린 순수함과 노인의 깊게 패인 주름에 실린 세월의 흔적, 하얀 치아가 드러나는 입 고리에 실린 수줍은 미소 그리고 사진 앞에 선 초보 모델들의 어색함마저 우리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입고 있는 옷은 다르지만 그들의 감정이 실린 초상(肖像)에서 깊은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일상적인 모습, 우리와 다르지 않는 일상의 초상은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데 쉬운 연결고리를 제시한다. 그는 그의 사진을 통해 사회 문제에 대한 부드러운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삶의 일상적인 초상을 사각프레임에 담아낸 조세현. 이번 전시는 그가 어떤 생각으로 그들의 삶을 바라보았는 지 5년 동안의 ‘조세현의 시선’이 담긴 작품들과 공감하는 자리다. 전시는 5월7일까지. 02-3443-7475.
강민영 전문기자 mykang@sportsworldi.com 사진제공=갤러리 엘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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