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기 척추관협착증에는 허리 근육 키우는 등산 효과적
자연의 정취를 즐기면서 운동까지 할 수 있는 등산은 척추 건강에 특히 좋다. 흙을 밟기 때문에 아스파트를 걸을 때보다 척추와 관절에 부담이 적고 산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과정에서 유산소 운동 효과 뿐 아니라 허리와 복부의 근육이 튼튼해지기 때문이다.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누르는 척추관협착증은 등산 중에도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산을 오를 때는 통증을 줄어서 얼마든지 올라갈 수 있는데 하산할 때는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 있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경사진 곳을 오를 때는 허리를 구부리게 되는데, 허리를 숙이면 척추에서 신경이 지나가는 관인 척추관이 상대적으로 넓어지면서 압박이 일시적으로 풀려 허리와 다리 통증이 줄어 통증 없이 산을 오를 수 있다. 반대로 하산을 할 때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몸을 뒤로 젖히게 되다 보니 척추관이 좁아져 압박을 받으면서 통증이 악화되게 된다.
고도일병원의 고도일 병원장은 “그러나 이미 척추관협착증이 중증으로 진행돼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 저림 증상까지 있는 환자는 등산 시에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왕복 1~2시간의 낮은 산은 관계가 없지만 장시간 동안 산을 타야 하는 높은 산이라면 하산 시에 허리와 다리 통증이 극심해질 수도 있으며 내리막을 내려갈 때 몸에 가해지는 충격이 척추의 퇴행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 통증과 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이 주 증상이다. 척추관협착증 환자 가운데는 앉아 있을 때는 괜찮은데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앉아 쉬었다가 다시 걸어야 하는 보행장애가 있는 환자가 많다. 또 요추 신경이 심하게 눌려 발가락이나 발목의 힘이 약해지는 수도 있다. 하지만 증상만 가지고 척추관협착증을 진단하기는 어렵고 X레이와 MRI 검사를 해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 수술 없이 치료하는 신경성형술, 고령의 중증 환자에서도 효과 탁월해
척추관협착증 초기에는 약물이나 물리치료, 운동요법과 보존적 요법으로 치료한다. 미루고 미루다 통증을 견디기 힘들어 치료를 결심할 즈음에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할 정도로 중증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증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마비나 대소변조절 장애와 같은 중증 증상이 동반된 경우가 아니라면 신경성형술과 같은 비수술적 방법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퇴행성 질환은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다 보니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과 같은 전신질환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데 신경성형술은 부분 마취 후 시술하기 때문에 전신마취에 대한 부담이 없어 고령자에서도 안전하다. 신경성형술은 척수 및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경막외강 내에 끝부분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지름 1mm의 특수 카테터를 넣어 시술한다. 시술 시 실시간 영상촬영장치 C-arm으로 환부를 보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시술의 정확도가 높다. 디스크와 협착증이 신경을 직접 압박하는 부위까지 카테터를 진입시켜 유착을 풀어주고 통증의 원인이 되는 병변 부위에 직접 약물을 주입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술법이다. 국소마취 후 20~30분이면 시술이 완료되어 시술 후 2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척추관협착증인 경우 척추관 내부의 디스크 인대 뼈뿐만 아니라 척추 주변 인대와 힘줄이 같이 약화되어있기 때문에 신경성형술 시술 후에는 인대강화주사 치료를 병행하여 주면 보다 효과적이다. 인대강화주사 치료는 손상된 인대와 힘줄에 인대보다 삼투압이 높은 물질을 직접 주사해 인대를 회복시켜주는 치료법이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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