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타율 0.125’
부진한 개인의 타율이 아니다. 플레이오프 1~2차전에 나선 넥센 ‘클린업 트리오’ 3~5번의 타율이다. 중심 타선이 집중 견제를 받기 마련이지만 동시다발적 부진에 따른 1할대 타율로는 승리할 수 없다. 한 번만 더 패하면 가을야구를 접어야 하는 넥센이 희망 불씨를 살리기 위해선 클린업 트리오가 터져야 한다.
넥센은 SK와의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패했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3연승이 필요하다.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를 당한 뒤 역스윕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케이스는 14차례 중 딱 2번이다. 확률 14.3%다. 힘겹게 보이는 숫자에 도전장을 내밀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클린업 트리오가 터져야 한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1차전에서 클린업 트리오에 샌즈-박병호-김하성, 2차전에서는 포스트시즌 절정의 타격 감각을 선보이고 있는 송성문의 타순을 끌어올려 샌즈-박병호-송성문을 3~5번에 배치했다. 결과적으로 모두 아쉬웠다.
플레이오프 2경기를 치르는 동안 넥센의 클린업트리오는 총 2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타율 0.125의 빈공이다. 볼넷은 3개, 삼진은 9개였다. 샌즈가 유일하게 홈런을 기록했고 박병호는 1안타에 허덕였다.
아쉬운 것은 5번 자리다. 1차전 5번으로 나선 김하성은 5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2차전 6번으로 나서 플레이오프 첫 안타를 기록했다. 1차전에서 8번에 자리 잡은 송성문은 연타석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으로 ‘미친 활약’을 펼쳤지만 2차전에서는 5번으로 옮겨 4타수 무안타 3삼진을 기록하며 극도로 부진했다.
SK는 1~2차전에서 클린업 트리오가 23타수 6안타(3홈런) 4타점 7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0.261로 높지 않았지만 귀중한 순간에 대포 한 방을 작렬했다. 로맥이 9타수 1안타로 주춤했지만 최정과 1차전 대타 5번 박정권이 아치를 그려 중심 타선의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반전이 절실하다. 일단 데이터상으로는 유리하다. SK의 3차전 선발은 사이드암 투수 박종훈. 박병호는 올 시즌 박종훈과 맞대결을 펼칠 기회가 없었지만 옆구리 투수를 상대로 타율 0.456(68타수 31안타) 9홈런으로 강했다. 후반기에 가세한 샌즈 역시 박종훈과 첫 맞대결이지만 사이드암 투수를 상대로 타율 0.333로 강했다. 김하성은 박종훈을 상대로 2타수 2안타, 송성문은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자신감 회복이 급선무다. 단기전은 한 번의 계기에 분위기가 확 바뀔 수도 있다. 샌즈나 박병호 역시 한 방만 터지면 충분히 제 컨디션을 찾을 수 있는 타자들이다. 장정석 감독이 3, 4번에 변화를 주지 않고 믿음을 보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