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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시선] ‘화이트 리스트’가 뭐길래…‘출국’은 억울하다

입력 : 2018-11-07 09:19:20 수정 : 2018-11-07 09: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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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영화 ‘출국’을 연출한 노규엽 감독이 과거 작품과 함께 언급됐던 화이트리스트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최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월드타워에서 열린 ‘출국’ 기자간담회 자리에 참석한 노 감독은 그간 속앓이를 했던 화이트 리스트 루머를 해명했다.

 

노 감독은 "주인공인 오영민(이범수)이라는 캐릭터에 영감을 준 오길남 박사라는 실존 인물이 있고, 그분(오길남)이 탈출하는 것까지는 모티브를 얻었기 때문에 원작을 크레딧에 기입했다”며 “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아니라 제가 창작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6년 정도 전 경제학 박사의 비극적인 탈출 사건을 접하게 됐다. 그 사건 접할 때쯤 1970~80년 아날로그 정서의 첩보물에 빠져 있었는데, 최첨단 디지털 장비와 스마트폰이 없는 시대의 첩보물 위에 가족을 잃은 아버지의 드라마를 얹으면 차갑게 움직이는 스파이의 세계와 뜨겁게 움직이는 한 남자의 세상이 충돌하면서 뭔가 새로운 구조의 새로운 이야기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 첫 영화인데 설렘 반 걱정 반으로 나온 것 같다”면서 “작년에 영화 ‘출국’에 관한 이런저런 기사가 나왔는데 몇몇 기사는 사실이지만 많은 기사가 합리적 의심이라는 명분으로 쓰인 전혀 근거가 없고 사실이 아닌 기사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이었는데 어떤 날은 마음이 아팠고 어떤 날은 기운이 너무 없었고 손 하나 까딱하기 싫은 날이 부지기수였다”며 “그럴 때마다 이 영화에 참여한 수백명의 스태프분과 배우분의 노력에 대한 보상은 지켜져야 하며 노력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고 하루빨리 이 영화를 세상 밖으로 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를 악물며 여기까지 왔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이제 영화가 세상으로 나왔으니 영화를 영화로 봐줬으면 좋겠고, 영화 자체로 대중과 소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출국’은 1986년 분단의 도시 베를린, 서로 다른 목표를 좇는 이들 속 가족을 되찾기 위한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앞서 ‘사선에서’라는 제목으로 영화 촬영이 이뤄졌지만 ‘화이트 리스트’라는 루머에 시달린 바 있다.

 

블랙 리스트가 박근혜 정부의 뜻과 다른 이들을 모은 지원 배제 명단이라면 화이트 리스트는 지원 독려 명단을 뜻한다. 지난해 5월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화이트 리스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화이트 리스트의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영화로 ‘사선에서’, 현 제목 ‘출국’를 지목했다.

 

이들은 영화에 대해 몇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총 제작비 45억원 중 8억원은 영화진흥위원회 가족영화지원 사업으로 이루어졌으며 35억은 모태펀드, 나머지 2억은 출처를 알 수 없고 민간투자금은 하나도 없다 ▲‘사선에서’(현 ‘출국’)가 ‘통영의 딸’로부터 판권을 양도 받았으며 두 영화는 동일한 영화다 ▲개봉을 목표로 하는 영화가 아니다 등이다.

 

하지만 제작사 디씨드 측은 이같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총 제작비 예산은 65억 원인데 그 중 35억원은 각 세 곳의 투자회사로부터 각 투자회사에서 운영하는 모태펀드 계정에서 투자를 받았다. 8억 원은 영진위 가족영화 지원금으로 충당됐으며 나머지 22억 원은 민간 투자금으로 구성됐다 ▲‘통영의 딸’과 ‘사선에서(현 ‘출국’)은 모티프만 같고 다른 영화다. ‘통영의 딸’ 북한에 억류된 신숙자 여사와 두 딸의 비극적인 삶을 다뤘다. ‘사선에서’는 아빠가 가족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드라마다 ▲개봉을 목표로 하는 영화이며 어려움 끝에 개봉을 확정했다.

 

‘출국’ 입장에서는 억울할 만 하다. 정확한 사실관계에 대한 면밀한 검증 없이 루머가 확대 재생산 돼 영화가 받은 피해가 어마어마 하기 때문. 정치 싸움에 잘 만든 영화 한 편이 사라질 뻔 했다.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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