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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에서 본 수술 후유증의 위험성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입력 : 2019-11-05 19:00:56 수정 : 2019-11-05 19: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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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쌀쌀해지고 간간히 캐롤이 울려 퍼지는 등 벌써 연말이 오고 있음이 느껴진다. 일년 중 연말은 영화 애호가들에게 가장 즐거운 시기다. 연말 특수를 위해 흥행 기대작들이 연이어 개봉하기 때문이다. 올해 첫 포문을 연 작품은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다. 이 작품은 명작 ‘터미네이터 1·2’의 감독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을 맡아 많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끌고 있다.

 

최신작 다크페이트는 기존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방향성을 충실히 따른다. 훗날 인간저항군의 지도자가 될 주인공과 그를 지키기 위해 미래에서 온 전사 그리고 주인공을 쫓는 비정한 터미네이터까지. 자칫 진부할 수 있는 구성이지만 수려해진 액션 신이 단점을 상쇄한다. 영화의 백미는 미래 전사 그레이스(맥켄지 데이비스 분)와 신형 터미네이터 ‘Rev-9’의 전투장면이다. 주인공들이 도망가기 바빴던 전작들과 달리 그레이스는 육박전을 펼치며 터미네이터와 교전한다.

 

자생한방병원장

이는 그레이스가 몸을 개조한 강화인간이었기에 가능했다. 수술 자국이 전신에 걸쳐 있는 것으로 보아 광범위한 부위에 수술을 받았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레이스가 어떤 수술을 받았는지는 극 중반 그녀가 전투로 의식을 잃은 사이 경찰이 교도소 진료소에서 촬영한 엑스레이(X-ray)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척추를 중심으로 온몸에 금속 프레임과 기계 장치들이 박혀있는 그녀의 모습은 진찰하던 의사들마저 경악할 정도다.

 

기계와의 싸움을 위해 신체의 대부분을 포기한 것으로도 모자라 그레이스는 심각한 수술 후유증마저 감내하고 있었다. 지속적으로 약을 투여하지 않으면 장시간 활동이 불가능했고 쉽게 몸이 과열돼 얼음으로 식혀줘야만 했다. 때문에 그레이스는 전투 중에 몇 번이나 쓰러져 동료들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미래 기술이 집약된 수술도 만능은 아니었던 것이다.

 

침습적 수술 그 중에서도 특히 그레이스처럼 체내에 인공물질을 삽입하는 수술은 불가피하게 환부와 주변 조직을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간혹 삽입물이 통증이나 염증 등 거부반응을 일으켜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실제로 필자는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등 척추질환 수술을 받았다가 질환이 심해져 다시 병원을 찾은 많은 수의 환자들을 접해왔다. 이러한 경우를 척추수술 후 실패증후군(Failed Back Surgery Syndrome)이라 하는데, 척추수술 이후 척추와 다리 등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수술 전 겪었던 증상이 재발하는 것을 말한다. 수술 환자의 약 15%가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척추질환의 대부분은 수술 없이도 치료가 가능하다. 마비나 대소변 장애가 나타나 신경손상이 염려되는 경우는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이는 전체 환자의 약 5%에 불과하다. 그러나 아직도 적지 않은 환자들이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수술을 결정하곤 한다. 수술로 단기간에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그러나 수술로 약화된 척추와 근육, 인대에 조금이라도 무리가 갈 경우 재발 위험이 높아지는 등 후유증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만큼 어떤 치료가 안전할지는 환자의 판단에 달렸다.

 

이같은 측면에서 한방통합치료는 추나요법과 침, 약침, 한약치료 등을 병행하는 치료법으로 수술없이 척추질환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이다. 한방 비수술 치료법은 어긋난 뼈와 인대의 위치를 교정하고 근육과 신경을 회복시켜 허리디스크를 비롯한 척추질환이 재발하지 않도록 돕는다.

 

신체를 지탱하고 주요 신경들의 관문 역할을 하는 척추는 우리 몸에서 가장 정교하고도 중요한 곳 중 하나다. 그만큼 수술을 받은 척추는 원래대로 회복하기 힘들다. 터미네이터처럼 인류의 생존이 달린 상황이라면 수술 후유증이 중요할까마는 앞으로 우리 건강을 좌우할 문제라면 좀더 신중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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