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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공주님도 반한 한의학… “의료관광 트렌드 달라졌네”

입력 : 2019-12-03 10:48:14 수정 : 2019-12-03 19: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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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기자] 의료관광은 흔히 몸이 아픈 사람들이 양질의 치료를 받기 위해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여행도 즐기고, 보다 건강하고 아름다워지기 위한 ‘웰니스 관광’ 목적이 커지는 추세다. 특히 이같은 트렌드는 우리나라를 찾는 중동지역 의료관광객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서돈교 의료관광 스타트업 하이메디 공동대표는 “중동 GCC 국가의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의료관광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며 “지난해까지는 중증질환을 겪고 있는 중동 환자들이 한국을 찾았지만, 최근 1년 새 아름답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7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오고 있는 중동 여성이 증가세”라고 분석했다.

 

◆중동 의료기관보다 신뢰도 높아… ‘건강검진’ 인기

 

이와 관련 최근 중동의 인기 여행 유튜버 ‘하이파(30·여)’는 의료관광을 위해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 입국했다. 그들의 한국행 첫 일정은 ‘건강검진’이었다. 이들 모녀는 병원 인근 호텔에 숙박하며, 이대서울병원 웰니스 건강증진센터에서 부인과 검진이 포함된 종합검진 서비스를 받았다. 이와 함께 필요한 외래 진료도 받았다.

 

하이파는 “두바이에서 받은 건강검진 결과는 신뢰하기 힘들었다”며 “반면 한국의 의료기술이 뛰어나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중동 환자를 비롯한 해외 환자들 사이에서 한국의 건강검진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 공간에서 모든 검진이 가능하고, 검증된 의료진과 최신 의료기기에 대한 신뢰도,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대기시간, 직원들의 친절도 등이 이유로 꼽힌다.

 

중동의 경우 국내처럼 소수의 엘리트들이 의사를 하는 게 아니라, 인도·파키스탄 등 해외에서 영입해 오기 때문에 의료진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편이다. 인구 수 대비 병상수도 적어 대기 시간도 무척 길다.

 

실제로 하이메디가 지난 1~10월까지 온라인을 통해 유치한 중동 환자 진료과목 분석 결과 건강검진센터 방문 비중이 성형·피부미용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건강검진과 함께 중동 지역 의료관광객에게 인기있는 종목 중 하나는 ‘한방 치료’다. 지난 9월 한국을 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 공주(40·여)는 여동생과 함께 탈모치료를 위해 강남의 대형 한방병원을 찾았다. 이들은 약 3000만원 상당의 6개월치 탈모약을 처방받아 눈길을 끌었다.

◆비수술적 치료 선호… ‘한방 미용치료’ 뜨네

 

하이메디에 따르면, 중동 환자들이 한방병원을 선호하는 것은 이를 단순 민간치료가 아닌 ‘과학적인 비수술 치료’로 여기기 때문이다. 또 수술보다는 비수술 치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 탈모·비만 치료 시 한의학을 선택하는 환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하이파도 평소 고민하던 체형관리를 위해 장덕한방병원을 방문했다. 체질 상담 후 비만 억제 침술을 받았으며, 비만 관련 탕약 1달 치를 처방받았다.

 

중동의 오프라 윈프리로 불리는 로자인 오므란(40대·여)도 지난 6월 말 한국에 방문했다. 그 역시 서울 강남 지역 유명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 이튿날에는 안면근육을 자극해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 잔주름·피부톤 개선 및 붓기를 제거하는 ‘미용침’ 시술을 받았다.

 

로자인이 본인의 SNS 계정에 올린 ‘미용침 시술 장면’ 영상은 조회수 75만회를 넘어섰다. 댓글도 1300여개가 달리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해당 동영상이 올라간 7월, 하이메디의 의료관광 진료문의도 1700건을 기록했으며, 전월 대비 중동환자 유치실적이 386% 증가했다.

 

하이메디 관계자는 “중동에서 온 하이파, 로자인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 공주 자매의 공통점은 질환을 고민하기보다 건강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려는 것이었다”며 “최근의 의료관광 트렌드 역시 병이 생기기 전 그리고 중증질환으로 병세가 악화되기 전 미리 관리하는 ‘예방의학적’ 치료로 범위가 더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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