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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덕후 NO 유저 아티스트 한자리에…

입력 : 2019-12-04 18:16:07 수정 : 2019-12-04 18: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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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넥슨 ‘네코제’ 들여다보니 / 만화·소설 등 99개 팀 151명 참여 / 업사이클 공예품 등 이색상품 가득 / 체험 가능한 원데이클래스 운영
판교 넥슨 사옥에서 열린 네코제 8회차에는 단일 주최로는 역대 최다인 1만 3000여명이 방문했다. 많은 팬들이 입장을 기다리는 모습.

[김수길 기자] “게임 콘텐츠를 소비하는 주체들, 그리고 이들이 재창작하는 2차저작물이 유기적으로 선순환해 퍼져가면 단순히 게임에 대한 충성도를 넘어 일반 대중들에게도 친밀감 있게 다가갈 수 있다고 봐요. 그게 바로 네코제의 취지이자 목표입니다. 수익이 발생하면 더 좋은 일에도 쓸 계획이에요.” 지난 2015년 세밑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넥슨아레나에서 만난 이재교 엔엑스씨(NXC, 넥슨의 지주회사) 이사는 네코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게임은 이제 1차원적인 플레이를 넘어 문화예술로 변모하고 있어요. 네코제가 분명 기여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메이플스토리’와 ‘마비노기’, ‘사이퍼즈’ 등 넥슨이 제작·배급하는 게임 속 캐릭터·음악·스토리를 차용해 액세서리·피규어·그림·인형 같은 자체 창작물을 만들면서 시중에 알리고 판매하는 일명 네코제가 최근 경기도 성남시 판교 넥슨 본사에서 성황리에 끝났다.

2019년 하반기 네코제가 열린 넥슨 사옥

넥슨 네코제는 넥슨콘텐츠축제(Nexon Contents Festival)의 줄임말. 상품을 제작하는 중심은 게임 이용자뿐만 아니라 게임과 직접 연관 있는 넥슨 임직원이 될 수도 있다. 서브컬처에 관심 있는 이들이 2차 창작물로 교류하는 일종의 장터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참가 제한은 일절 없는 셈이다. 넥슨은 네코제의 순기능을 확산하기 위해 출품자를 유저 아티스트라고 부른다. 덕분에 매회 참여자들이 증가하고 창작물 숫자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8년부터는 상반기와 하반기로 2차례 치르고 있다. 수익금 중 상당 부분은 사회단체나 기관에 전달된다.

2019년 네코제 개인상점 모습

네코제는 첫 회 115명의 아티스트들이 7559개의 관련 상품(굿즈)을 선보인 것으로 시작해 4년이 흐른 현재 한해 500명에 가까운 이들이 동참하는 대형 기획으로 성장했다. 판매되는 작품수도 2019년의 경우 5만 8345개에 달해 1회차 대비 7.7배나 급증했다. 만화·소설, 개인상점, 코스튬 플레이, 아트워크 등 네 개 분야에 99개 팀 151명의 유저 아티스트가 나섰다. 50개 팀이 참여한 개인상점은 ‘사이퍼즈’ 캐릭터에서 모티브를 딴 향수부터 버려진 핸드백에 핑크빈 디자인을 가미한 업사이클(재활용할 수 있는 옷이나 의류 소재에 디자인과 활용성을 더해 가치를 높이는 것) 공예품까지 이색 상품들로 가득 찼다.

넥슨 홍보실 직원들이 만든 티셔츠 200장은 5시간만에 완판됐다.

‘마비노기’와 ‘마비노기 영웅전’, ‘메이플스토리’, ‘엘소드’, ‘천애명월도’, ‘클로저스’, ‘테일즈위버’, ‘메이플스토리M’ 등 8개 팀도 부스를 꾸려 관람객을 맞았다. 넥슨 홍보실 직원들로 구성된 판교 벼룩시장 팀이 만든 티셔츠 200장은 5시간만에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단일 주최로는 역대 최다인 1만 3000여명이 방문했다. 미국계 게임 기업 블리자드와 공동 주최한 2019년 5월(7회차)에는 2만 명 넘는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개인상점 아티스트인 감자밭새싹들은 “온라인에서 게임을 즐기기만 하다가 오프라인에서 창작 활동까지 할 수 있는 게 네코제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겨울 업데이트 단서가 담긴 쪽지를 공개한 ‘마비노기’ 부스는 1시간이 넘는 입장 대기열이 발생할 정도였다.

넥슨은 소비성 행사로 남지 않기 위해 참가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접점을 키우고 있다. 사내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 넥슨포럼이 공조(共助)한 원데이클래스는 ‘엘소드’·‘메이플스토리’ 아트토이 등 2차 창작 과정, ‘클로저스’ 김하루 성우와 함께 실제 게임 대사를 녹음하는 체험 과정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겨울 업데이트 단서가 담긴 쪽지를 공개한 ‘마비노기’ 부스를 비롯해 ‘메이플스토리’ 속 세계를 그대로 옮긴 듯한 핑크빈 하우스와 예티 더 카페(CAFE)는 1시간이 넘는 입장 대기열이 발생할 정도였다. 음악인 하림이 예술감독을 맡은 피날레 무대 ‘네코제의 밤’에서는 ‘카트라이더’ 등 게임에 사용된 테마곡을 여러 장르로 변주한 음악 공연을 준비했다.

네코제 히스토리

또한 네코제는 게임 콘텐츠 소비자들이 단순한 문화 수용자를 넘어 창작자로서 영역을 넓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넥슨은 2차 창작 분야의 현장 전문가를 통한 멘토링을 지원해 유저 아티스트의 창작 능력을 개발하는 네코랩, 유저들이 제작한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마켓 네코장 등을 별도 운영하면서 문화축제로 육성하고 있다. 넥슨 측은 “이제는 자신의 관심 분야에 깊게 파고드는 취향의 시대”라며 “네코제를 통해 바람직한 2차 창작 문화를 확산시겠다”고 했다.

 

8회차 네코제에 등장한 ‘메이플스토리’ 굿즈.

한편, 넥슨은 창작물 교류라는 네코제 본연의 색채를 살리기 위해 개최 장소를 고심한다. 출발점이었던 넥슨아레나는 넥슨이 e스포츠 산업을 활성화 하기 위해 세운 의미 있는 곳이고, 이후 세종문화회관과 부산 벡스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이 바통을 물려받았다. 5회차 네코제가 막을 올린 서울 세운상가는 근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청년 창업가와 노련한 기술 장인이 협업하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넥슨 사옥에서 네코제가 열린 것도 이번 8회차가 처음이다. 권용주 넥슨 IP(지식재산권)사업팀장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네코제는 상품을 구매할 뿐만 아니라 넥슨 브랜드를 경험하고 공감하는 확장형 축제로 자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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