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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뇌하수체질환] ①거인증과 말단비대증, 전혀 달라요

입력 : 2020-07-31 03:01:00 수정 : 2020-07-31 18: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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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기자] 머리 속에 위치한 뇌하수체는 공기알 만한 작은 크기지만, 우리 몸의 호르몬을 조절하는 ‘사령관’이다. 호르몬을 분비하는 장비들이 이를 적절히 분비하도록 자극시키는 역할을 한다.

 

뇌하수체는 인체가 움직이도록 하는 ‘최상위 명령기관’이다. 장기는 군대와 똑같다. 군사령부에서 명령을 내리면 군단에서 사단으로 내려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사령탑에 이상이 생기면 하위기관들은 혼란을 겪기 쉽다. 뇌하수체에 이같은 혼란이 발생한 것을 ‘뇌하수체질환’이라고 볼 수 있다.

말단비대증을 겪고 있는 1980년대 하이틴 스타 브룩 쉴즈.

뇌하수체질환은 주로 호르몬이 너무 많이 분비되거나, 반대로 너무 적게 분비돼 문제가 된다. 뇌하수체질환 자체의 환자수가 작고, 예방법 역시 없는 ‘희귀질환’으로 꼽히다보니 질환 인식이 낮은 게 사실이다. 진상욱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뇌하수체 질환들에 대해 알아봤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뇌하수체 질환 중 하나가 ‘말단비대증’이다. 흔히 말단비대증 하면 키가 커지는 ‘거인증’과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 진상욱 교수는 말단비대증과 거인증은 모두 뇌하수체 종양 등이 발생하며 성장호르몬이 과하게 나오는 질환이 맞지만, 하지만 발생 시점에 따라 분명히 구분된다고 설명한다. 가령 청소년기 성장판이 닫히기 전 성장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거인증이 되고, 이같은 증상이 성인에서 나타나면 말단비대증이다. 1980년대 하이틴 스타 브룩 쉴즈도 말단비대증을 겪고 있다.

 

-말단비대증의 발병 원리를 설명해달라.

 

“성장호르몬이 과다분비되는 것은 대개 뇌하수체 종양의 영향이다. 이는 프롤락틴 선종 다음으로 성장호르몬 분비 선종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희귀질환이라고 하는데, 환자수는 어느정도인지.

 

“국내 환자는 1년에 200명 정도 새로 발생하는 정도이다. 다만, 아직 질환을 파악하지 못하고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도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진상욱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말단비대증의 주증상 중 하나가 외모변화 같다.

 

“그렇다. 아무래도 뼈의 크기가 커지면서 손발뿐 아니라 코·턱 등 특정 부위가 커지며 특징적인 얼굴구조로 변화한다. 보통 이마가 강조되고, 턱이 발달하며, 손발이 지나치게 커진다. 평소 문제없던 치열도 부정교합이 나타날 가능성이 많다. 이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힘들어하지만, 질환이라고 생각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징적으로 목소리도 변화한다. 성대 부위도 커지다보니 중저음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변하게 된다. 이는 남녀 모두에서 나타나는 변화다.”

 

-말단비대증에 노출되면 키도 커지는지.

 

“전혀 그렇지 않다. 키는 상관 없다. 이는 성장판이 닫힌 뒤 발생하는 질환이다. 내원하는 환자 중에는 평균 신장을 가진 사람이 더 많다. 간혹 키가 자라지 않으니 말단비대증이 아닐 것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전혀 연관이 없다.”

 

-그렇다면 말단비대증은 외모변화가 가장 큰 문제인 질환인지.

 

“절대 그렇지 않다. 말단비대증은 단지 외모만 변하는 게 아니다. 문제는 ‘성장호르몬 과다분비’에 있다. 이 호르몬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분비되면 혈압·혈당관리를 어렵게 하고 뼈도 망가뜨린다. 결국 대사성 질환이 나타날 확률이 높아지고, 심혈관계질환으로 이어진다. 또 성장호르몬 과도하면 인슐린 저항성까지 일으켜 당뇨병에 걸렸을 경우 혈당조절을 어렵게 한다.

 

이렇다보니 치료 후 조절이 되지 않는 말단비대증 환자 중에는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의대 학생들에게도 항상 강조한다. 말단비대증을 치료하는 것은 외모교정이 아니고, 궁극적으로 심혈관계위험에 대한 사망률 낮추는 게 목표다. 다행인 것은 관리가 잘 이뤄지면 일상을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다.”

 

-말단비대증에 환자에게 어떤 치료가 이뤄지는지.

 

“기본적으로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적 종양 절제술’이 표준 치료다. 이는 과거처럼 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코를 통해 이뤄진다. 다만 시상하부가 워낙 작고, 수술도 까다로운 편이다. 특히 뇌혈관이 자리한 부위다보니 무척 신중하게 수술이 이뤄져야 하고, 공격적인 수술에도 한계가 있다. 이렇다보니 종양을 100% 제거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과거보다 성장호르몬 분비가 크게 줄어들어 변화를 크게 체감한다.”

진상욱 교수가 말단비대증을 설명하고 있다.

-수술 후 당장 환자가 체감할 수 있는 효과는.

 

“우선 부종이 크게 개선되는 것을 느낄 것이다. 성장호르몬은 체내에서 수분을 많이 머금으려는 성질을 보인다. 이렇다보니 성장호르몬이 많이 나오는 말단비대증 환자는 속칭 ‘부종’이 심하다.

 

수술로 호르몬이 과다분비하는 원인을 제거하면 그 시점부터 성장호르몬 농도가 뚝 떨어지며 부종이 개선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부종이 개선됐다고 해서 완치가 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를 체크하는 진단 지표가 있으니 꾸준히 검진해야 한다.”

 

-수술만 시행하면 이후 관리할 필요는 없는지.

 

“그렇지 않다. 수술 후에도 한달에 한번 약물치료를 받는 게 좋다. 대체로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주사를 쓴다. 주사 자체만으로 완치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흔하지는 않다. 대부분 평생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보면 된다. 1주일에 1~2번 섭취하는 경구약물을 쓰기도 한다.”

 

-언제 의사를 만나야 하나. 스스로 외모변화를 질환으로 생각하는 환자는 드문 것 같다. 최근 한 게임방송BJ가 운동 재활 유튜버로부터 ‘말단비대증 같으니 병원에 가보라’는 조언을 듣고 실제로 진단받은 사례도 있었다.

 

“그렇다. 외모변화는 하루이틀에 걸쳐 나타나는 게 아니다. 나랑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 나를 매일 보는 사람은 이같은 변화를 캐치하지 못한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로부터 얼굴이 바뀐 것 같다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들었을 때, 옛날에 맞던 반지나 신발이 자꾸 들어가지 않을 때, 목소리가 굵어지는 느낌이 들 때, 당뇨병·고혈압 조절이 점점 어려워진다면 한번 확인해보는 게 좋다. 여러 변화가 겹치게 내분비내과 의사를 찾아야 한다.

 

나 역시 경우도 다른 환자의 보호자로 온 중년여성을 치료한 경험이 있다. 대체로 스스로 환자가 진료실을 내원하기보다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 병원을 찾게 된다.”

 

-말단비대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제언해달라.

 

“뇌하수체 질환의 특징 자체가 예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안타깝게 질환을 진단받았다면 주치의와 정기적으로 검진하며 몸의 상태를 파악해 나가야 한다. 검진과 함께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하면 일반인의 삶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무엇보다 처음부터 ‘말단비대증’을 잘 보는 의사를 찾아야 한다. 이는 의사의 경험이 중요한 희귀질환이다. 치료방향을 잘 잡아나가며 예후를 볼 수 있는 의사와 동행해야 보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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