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까지 간다.
SK는 15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7전4선승제) 6차전서 54-51(11-10 18-7 9-16 16-18) 승리를 거뒀다. 시리즈 전적 3승3패. 이제 남은 것은 단 한 경기다. 새 역사가 머지않았다. 설마했던, 한국프로농구(KBL) 역대 최초의 챔프전 리버스스윕(역싹쓸이)을 향해 달린다. 장소를 옮겨 홈 팬들이 기다리고 있는 안방으로 향한다. 17일 잠실학생체육관서 7차전을 치른다.
천국과 지옥을 모두 맛봤다. 시리즈 전만 하더라도 자신만만했다. 전희철 SK 감독은 챔프전 미디어데이서 “우리는 4년간 3번 챔프전에 올랐다”이라면서 “신구조화, 팀워크를 앞세워 다시 한 번 통합우승을 일궈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상 밖 일격을 당했다. 1~3차전을 내리 패하며 고개를 숙인 것. 역대 챔프전서 3연패로 출발한 팀은 예외 없이 4차전서 마침표를 찍었다. 확률이 0%까지 떨어졌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전 감독은 “먼저 3번 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순순히 물러날 생각은 없었다. 반전 드라마가 기다리고 있었다. 4차전서 기사회생했다. 25점차(73-48) 대승을 거두며 포효했다. 결과도 결과지만, SK다운 모습이 살아났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전 감독이 “막힌 혈이 뚫렸다”고 외친 이유다.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5차전에 이어 6차전까지 잡으며 기어이 균형을 맞췄다. 전 감독은 “(4차전 이후) 선수들의 플레이에 욕심과 이기심이 없었다. 대신 이기고자하는 믿음과 의지가 있었다. 그것이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다소 일방적인 응원이 이어지는 원정경기. SK는 초반부터 활발하게 움직였다. 지난 4~5차전서 보여준 상승세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했다. 기민하게 움직이며 상대의 득점 루트를 막았다. 전반전을 29-17로 앞설 수 있었던 배경이다. LG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았다. 3쿼터 유기상의 연속 3점 슛에 힘입어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 4쿼터 동점을 허용했다. 해줘야할 선수들이 나섰다. 47-50서 자밀 워니와 김선형이 3점 슛, 2점 슛을 나란히 터트리며 해결했다.
다
7년 전 그날을 떠올린다. SK는 이미 한 차례 0%를 깬 기억이 있다. 2017~2018시즌 챔프전이었다. 당시 1, 2차전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리는 듯했으나 이후 내리 4연승을 몰아쳤다. 벼랑 끝에서 왕좌까지 내달린 것. 역대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서 2연패 뒤 4연승을 일군 것은 이때가 최초였다. 그때의 기억이 있기에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는다. 이날 SK는 고른 득점을 보였다. 워니(15득점 11리바운드)와 안영준(10득점 10리바운드)이 나란히 더블더블을 기록한 가운데 베테랑 김선형(9득점), 오세근(6득점)도 투혼을 펼쳤다. 대망의 마침표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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