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이틀 엄청난 활약을 수놓은 김혜성(LA 다저스)이 주전 확보를 향해 거침없이 진격한다.
김혜성은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홈 맞대결에 9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2볼넷 1도루 2타점 3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팀도 19-2 대승을 일구며 함께 미소 지었다.
전날(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오클랜드전에서 빅리그 첫 홈런 포함 멀티히트 맛을 봤던 김혜성은 그 기세에 힘입어 이틀 연속 선발 출전에 성공했다. 시즌 전체로 따지면 시즌 8번째 선발 출전이다. 2루수로는 6번째였다.
활기 넘치는 플레이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김혜성은 첫 타석부터 안타로 출발했다. 3-2로 앞선 2회말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오스발도 비도를 마주한 그는 2구째 체인지업을 잡아 당겼다. 이 타구가 1루수가 잡을 수 없는 코스로 빠르게 빠져 나가면서 안타로 연결됐다. 흥이 오른 김혜성은 곧장 시즌 3호 도루까지 성공시켰고, 무키 베츠의 적시타에 홈까지 밟았다.

3회말에는 1사 1·2루 타점 기회를 잡았다. 넘치는 자신감과 함께 우완 불펜 제이슨 알렉산더의 시속 92.5마일(약 149㎞)짜리 초구 싱커를 밀어 때려 깨끗한 1타점 좌전 안타로 연결시켰다. 이후 오타니 쇼헤이의 시즌 14호 스리런포에 힘입어 또 홈을 밟았다.
4회말 1아웃 주자 없이 3번째 타석을 잡았다. 이번에는 시즌 첫 볼넷을 골라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그리고 김혜성이 나가면 오타니가 불러들이는 공식이 또 적중했다. 타격감이 절정에 치달은 오타니가 이번에는 시즌 15호 투런포를 장식하면서 김혜성과 또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6회말 4번째 타석에서는 물오른 선구안으로 볼넷을 재차 추가했다. 8회말 무사 1·2루 마지막 타석에서는 벌어진 점수차로 인해 마운드에 오른 포수 조니 페레다와 특별한 매치업을 펼쳤다. 한때 42.1마일(약 68㎞) 커브볼이 들어오는 등 흔치 않은 승부를 벌인 끝에 좌선상에 떨어지는 인정 2루타까지 터뜨려 타점을 추가했다.

3안타-5출루-2타점-4득점의 더할 나위 없는 활약이었다. 무수한 ‘처음’이 그를 반겼다. 빅리그 첫 5출루, 첫 2루타, 첫 4득점, 첫 볼넷, 첫 멀티 타점 등으로 잊을 수 없는 하루를 완성했다. 시즌 성적은 타율 0.429(28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3도루 9득점이 됐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038로 치솟았다.
토미 에드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등의 줄부상에 메이저 콜업 기회를 잡아챈 김혜성은 이대로 주전 경쟁까지 도전한다. 뜨거운 타격감과 빅리그 최상급 스피드, 주루 센스들을 엮어 연일 눈도장을 찍고 있는 만큼 두려울 것은 없다.
한편, 오타니는 이날 5타수 2안타 2홈런 6타점으로 폭발했. 멀티 홈런 경기와 함께 단숨에 내셔널리그(NL)는 물론 ML 전체 홈런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저스는 이날 대승으로 2연승을 신고해 시즌 29승(15패)을 달성했다. NL 서부지구에 위치한 다저스는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27승15패)와 격차를 벌리며 1위 질주를 이어가게 됐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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