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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통증, X-ray만으로 진단 가능할까…MRI가 필요한 순간은?

입력 : 2025-09-16 09:49:47 수정 : 2025-09-16 09: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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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으면 대개 가장 먼저 받는 검사는 X-ray다. 뼈의 배열이나 석회화 정도를 확인하는 데 유용하고, 검사 시간도 짧으며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밝히기에는 한계가 있다. 뼈 외에 신경, 인대, 근육과 같은 연부조직은 X-ray로는 관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원S서울병원 신경외과 한석 원장은 “허리 통증 환자가 내원하면 기본적으로 X-ray 검사를 먼저 진행하지만, 증상에 따라서는 MRI가 필요하다”며 “MRI를 권유하면 환자들이 비용과 시간 부담을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데, 특정 상황에서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필수”라고 설명했다.

◆MRI가 꼭 필요한 경우

 

한 원장에 따르면 MRI 검사는 허리 통증이 단순 근육통이 아닌 신경계 이상에서 비롯됐는지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특히 ▲허리 통증이 수주 이상 지속돼 일상생활과 업무에 큰 지장이 있는 경우, ▲갑작스럽게 심한 통증이 생겨 자세 변경이 어려운 경우, ▲허리 통증과 함께 엉치·허벅지·종아리에 저림이나 방사통이 동반되는 경우, ▲보행 시 다리가 터질 듯한 통증이나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외상으로 인해 급성 골절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MRI 촬영이 필요하다.

 

그는 “MRI는 단순히 비용이 비싼 검사가 아니라, 적절한 시점에 시행해야 향후 치료 방향을 제대로 결정할 수 있는 핵심 도구”라며 “특히 신경 눌림이나 디스크 탈출 여부는 MRI 없이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최근 병원 현장에는 3.0 테슬라(3T) MRI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기존 1.5 테슬라(1.5T)에 비해 영상 선명도가 2배 이상 뛰어나고, 촬영 속도는 최대 40% 이상 빨라졌다.

 

한석 원장은 “좁은 MRI 기기 안에 들어가면 불안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은데, 3.0T는 촬영 시간이 짧아진 덕분에 도움이 된다”며 “영상이 선명해 작은 병변도 놓치지 않고 확인할 수 있어 수술 계획이나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허리만 찍으면 안 되는 이유…CTL MRI 필요성

 

척추는 목(경추), 등(흉추), 허리(요추)가 하나로 이어져 있다. 한 부위에 병변이 생기면 다른 부위까지 영향을 주기 쉽다. 최근 연구에서도 요추에 수술적 병변이 있는 환자의 약 절반에서 경흉추에도 의미 있는 동반 병변이 발견됐다.

 

이에 대해 한 원장은 “허리만 찍어달라는 환자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목이나 등 문제에서 기인한 통증일 수도 있다”며 “재검사나 재수술을 막기 위해서는 척추 전체를 동시에 확인하는 CTL MRI 검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허리 통증을 단순 근육통으로 생각하고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돼 수술까지 필요할 수 있다. 반대로 조기에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면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도 호전이 가능하다.

 

한석 원장은 “허리 통증이 오래가거나 다리 저림, 마비 같은 신경 증상이 동반된다면 단순 검사만으로는 부족한다”며 “전문의를 찾아 정확히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재활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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