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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증후군 뒤 찾아오는 어깨통증, 오십견과 회전근개 파열 주의해야

입력 : 2025-10-08 09:19:45 수정 : 2025-10-08 14: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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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이후 어깨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유독 늘어난다. 평소보다 과한 가사 노동, 장거리 운전, 세탁·정리·상차림 같은 반복 동작이 이어지면 어깨가 뻐근함을 넘어 날카롭게 쑤시고 밤에 잠을 설칠 정도로 아프다. 흔히 ‘나이 탓’이나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지만, 중년 이후 명절증후군 뒤에 숨어 있는 대표 질환이 오십견과 회전근개 파열이다.

 

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거의 360도 회전이 가능한 관절이라 사용 범위가 넓고, 그만큼 다양한 손상이 잘 생긴다. 특히 40~50대에서 어깨가 얼어붙은 듯 굳어버리는 오십견(동결견)이 잦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감싸는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고 두꺼워지면서 통증과 운동 제한이 진행되는 상태를 말한다. 뚜렷한 외상 없이 시작되는 특발성도 많고, 당뇨나 갑상선 질환, 잘못된 자세, 장시간 같은 자세, 다른 어깨 질환 뒤에 이차적으로 따라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명절증후군과 엮인 어깨통증에서 더 주의할 점은 회전근개 파열이다. 회전근개는 극상근·극하근·소원근·견갑하근 네 근육과 힘줄로, 어깨를 들어 올리고 돌리는 핵심 장치다. 반복 사용, 과사용, 외상, 퇴행성 변화로 힘줄이 닳거나 찢어지면 회전근개 파열이 생긴다. 증상은 팔을 들거나 물건을 들 때의 통증, 삼각근 부위로 퍼지는 아픔, 밤에 심해지는 야간통, 특정 방향에서의 통증과 힘 빠짐이 특징이다.

문제는 두 질환이 모두 어깨통증과 팔 올리기 어려움이 겹쳐 보여 스스로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도 임상에서 가르는 실마리는 분명하다. 오십견은 관절 자체가 굳어서 본인이 올려도, 남이 도와 올려줘도 잘 안 올라간다.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스스로는 아파서 못 올려도 타인의 도움으로는 비교적 올라가는 일이 많다. 근력 저하는 회전근개 파열에서 두드러지고, 오십견에서는 전반적 통증·강직이 먼저다.

 

어깨통증이 시작된 뒤 빠른 시일 내 병원을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회전근개 파열을 놓친 채 ‘오십견이겠지’ 하고 버티면 파열이 말려 들어가 봉합이 어렵거나 재활에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진료실에서는 단순 X-ray로 다른 뼈 문제나 석회 여부를 살피고, 회전근개 손상 평가는 초음파 검사로 팔을 움직이며 힘줄의 연속성을 확인한다. 필요 시 MRI로 관절낭 두꺼워짐, 파열 크기, 근육 위축·지방변성 정도를 정밀하게 본다.

 

치료는 원인과 단계에 맞춰 보존치료부터 시작한다. 통증과 염증을 낮추는 약물치료, 관절강 내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 유착이 심한 오십견 단계에서의 점액낭·관절낭 주사, 그리고 도수 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해 관절낭 신장과 견갑골-상완골 리듬을 회복시킨다. 회전근개 파열에서도 부분 파열이나 퇴행성 미세파열 단계라면 약물·주사·체외충격파·운동치료로 증상 개선을 노린다.

 

다만 완전 파열이거나 보존치료에도 야간통·기능저하가 지속되면 관절내시경으로 찢어진 힘줄을 봉합하는 수술을 고려한다. 최근에는 2~4mm 내외의 작은 구멍을 통해 내시경과 기구를 삽입해 봉합하므로 조직 손상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생활습관과 운동이 핵심이다. 장시간 같은 자세를 피하고, 무리한 머리 위 작업을 줄이며, 휴식·스트레칭·근력운동의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바른세상병원 조일엽 원장은 “어깨는 많이 쓸수록 닳고, 아픈 채로 가만히 두면 굳는다. 오십견과 회전근개 파열은 겉으로 비슷해 보여도 해법이 다르다. 명절증후군 이후 어깨통증이 길어지거나 밤에 더 심해지면 자가치료로 끌지 말고 정확한 진단부터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리한 버티기는 어깨 건강의 적이 될 수 있다. 오늘 통증을 가볍게 넘기면 내일의 강직과 기능 저하로 돌아온다. 스트레칭과 운동을 일상화하고, 통증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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