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이 지나면 많은 이들이 “몸이 천근만근이다”라며 피로를 호소한다. 장시간 음식 준비, 가사 노동, 이동 등으로 인한 ‘명절증후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 단순한 근육통을 넘어 자궁이나 골반 주변의 묵직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골반울혈증후군 가능성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명절 기간 동안은 장시간 서서 일하거나 허리를 굽힌 채 음식 준비를 하는 등 불편한 자세를 반복하기 쉽다. 이런 습관은 골반 내 혈류 정체를 유발해 통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특히 스트레스와 피로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이 겹치면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생리 주기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골반울혈증후군은 여성의 만성 골반통 원인 중 하나로, 골반 내 정맥이 늘어나 혈액이 제대로 순환되지 못해 울혈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아랫배 통증, 골반 압박감, 허리통증, 성교통 등이 나타나며, 하지정맥류와 같은 원리로 발생한다. 실제 하지정맥류가 있는 여성은 골반울혈증후군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김건우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대표원장은 “명절 뒤 내원하는 환자 중에는 ‘밑이 빠질 것 같다’거나 ‘골반이 묵직하다’는 호소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단순 피로가 아닌 정맥 순환 이상일 수 있으므로, 도플러 초음파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 질환은 출산 경험이 있거나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군, 또는 스트레스가 많은 여성에게 흔하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생활습관 교정으로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으나, 통증이 심하거나 재발이 잦다면 색전술 을 통해 늘어난 혈관을 막아 울혈을 줄이는 치료를 고려한다.
김 원장은 “명절처럼 반복된 가사노동이 불가피할 때는 중간중간 앉아서 쉬고, 따뜻한 찜질로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골반통이 잦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건우 원장이 말하는 골반울혈증후군 체크리스트 3
-하루가 지나면 골반이 묵직하고 당긴다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은 뒤 골반 부위에 무겁고 눌리는 느낌이 반복된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니라 혈액이 정체돼 생기는 울혈성 통증일 수 있다.
-생리 전후 통증이 심해진다
호르몬 변화로 정맥이 확장되면 통증이 악화된다. 생리 전후 통증이나 아랫배·허리의 지속적인 뻐근함이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다리 정맥이 도드라지거나 하지정맥류가 있다
하지정맥류는 골반 정맥의 역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리의 혈관이 울퉁불퉁하게 보이거나 종아리 부종이 잦다면 골반 정맥에도 울혈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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