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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 토크박스] ‘해설위원 깜짝 데뷔’ 돌부처의 수줍은 미소… 오승환 “욕 안 먹어서 다행”

입력 : 2025-11-09 13:13:55 수정 : 2025-11-09 13:5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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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이렇게 말을 잘했단 말이야?”

 

한·미·일 프로야구 통산 549세이브에 빛나는 투수 오승환이 해설위원 ‘깜짝’ 데뷔를 마쳤다. 일평생 특유의 포커페이스로 마운드 위를 호령했던 그다. 그러나 천하의 ‘돌부처’도 마이크 데뷔 앞에서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오승환은 8, 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서 열린 2025 네이버 K-베이스볼 시리즈 체코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MBC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상대 타자를 얼어붙게 만들었던 그는 누구보다 활기찼다. 현역 시절 돌직구를 보듯 툭툭 나오는 멘트 하나하나가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을 정도다.

 

본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오승환은 “욕은 안 먹어서 다행”이라며 “(팬들의 호평은)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함께 중계석에 앉은 정민철 위원님, 김나진 캐스터님이 잘 이끌어 주신 덕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신이 정말 하나도 없었다. 처음이다 보니까 순간순간 이거 캐치하는 게 쉽지 않더라. 주변에서 계속 도와주셔서 다행히 (해설위원 데뷔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사실 친구들한테는 ‘말 좀 그만하라’는 소리 들었다”며 쑥스러워했다.

 

사진=뉴시스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오승환은 경기고와 단국대를 졸업한 뒤 지난 2005년 삼성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사자군단 원클럽맨으로서 KBO리그에서만 1군 통산 738경기 등판, 44승33패 19홀드 427세이브 평균자책점 2.32를 써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과 일본, 미국을 넘나들며 통산 549세이브를 마크하기도 했다. 일본프로야구(NPB) 2시즌 동안 80세이브, 미국 메이저리그(MLB) 4시즌서 42세이브를 올렸다.

 

국가대표로도 수많은 대회에 출전, 영광스러운 순간을 장식했다.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4강(2006년), 준우승(2009년) 성과부터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획득 순간에도 기여한 바 있다. 이제는 그 경험을 후배들과 공유하는 위치에 섰다.

 

“이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야구를 하는지 알기 때문에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전하고 싶었다”는 게 ‘해설위원’ 오승환의 설명이다. 또한 이호성(삼성)의 이름을 꺼내며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정말 좋다. 선발로 가도, 마무리로 가도 될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팀에 온 것만으로도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무섭게 성장할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훈련 중에도 대표팀의 젊은 타자 안현민(KT), 김성윤, 김영웅(이상 삼성) 등과 한참을 대화하며 애정 가득한 조언을 남겼다. 오승환은 “지금은 평가전이지만, 안에서도 분명히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면서 “그러다 보면 오버페이스하기 쉽다. 이 친구들에겐 절대 그러지 말라고 얘기했다. 무엇보다 아프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고척=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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