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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대우… 염경엽 LG 감독, 사령탑 몸값 ‘30억’ 시대 활짝

입력 : 2025-11-10 00:55:52 수정 : 2025-11-10 00: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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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LG 감독(오른쪽)이 지난 8일 구단과 재계약한 뒤 김인석 대표이사와 5번째 우승을 의미하는 손가락 5개를 펴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한 손을 쫙 펼쳐 숫자 ‘5’를 만든다. 프로야구 LG가 구단 역사상 네 번째 통합우승을 이끈 염경엽 감독에게 통 큰 재계약 선물을 안겼다. 다시 한번 굳게 손을 맞잡은 쌍둥이 군단과 우승 사령탑이 꿈꾸는 목표는 다섯 번째 트로피다.

 

LG는 지난 9일 “하루 전(8일) 염 감독과 계약기간 3년, 총액 최대 30억원(계약금 7억원·연봉 21억원·옵션 2억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역대 KBO리그 감독 최고 대우다. 지난 2020년 두산과 계약했던 김태형 현 롯데 감독(당시 3년 28억원)의 기록을 넘어섰다. KBO리그에서 ‘감독 몸값 30억원’ 시대가 열린 순간이다.

 

염 감독은 “역대 최고 대우를 해주신 구단주님과 구단주 대행님, 사장님, 단장님께 감사드린다”며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주신 팬들 덕분에 또 한 번 KBO리그 최고 인기구단인 LG 감독을 맡을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팬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의 통합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춘 팀을 목표로 LG가 명문 구단으로 나아가는 데 일조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1995년 고(故) 이광환 전 감독, 1999년 천보성 전 감독에 이어 LG 역사상 세 번째로 재계약에 성공한 사령탑이 됐다. 내로라하는 수장들도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2000년대로 보면 LG와 재계약한 건 염 감독이 처음이다.

 

사진=뉴시스

 

성과가 말해준다. 염 감독은 2022년 제14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3시즌 동안 정규시즌 247승을 수확하며 두 번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2023년에는 29년 만의 우승으로 팬들의 숙원을 풀었고, 2년 뒤인 올 시즌 다시 정상에 섰다. LG는 85승3무56패(승률 0.603)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쳤던 한화를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서 4승1패로 제압하며 완벽한 화룡점정을 찍었다.

 

 염 감독의 지도자 커리어에도 금빛 한 줄이 더해졌다. 선수 시절 현대에서 두 차례(1998, 2000년) KS 우승을 경험했고, 2018년에는 SK(SSG의 전신) 단장으로 또 한 번 정상의 기쁨을 맛봤다. 그러나 감독으로서는 늘 마지막 한 걸음이 아쉬웠다. 2014년 넥센(키움 전신)을 이끌고 KS에 올랐지만 삼성에 패했고, 2019년 SK 사령탑 시절에도 정규리그 막판 두산에 1위를 내준 뒤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서 키움 상대로 고배를 마셨다.

 

LG와의 동행이 반전의 계기가 됐다. 오랜 한(恨)을 해소했다. 부임 때만 하더라도 ‘우승 없는 우승청부사’라는 꼬리표가 붙었지만, 2023년 통합우승으로 이를 완전히 지워냈다. 올 시즌도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로 우승을 일구면서 명실상부 KBO 최고 명장 반열에 올랐다.

 

이제 시선은 구단 최초의 2연패로 향한다. 연속 우승은 최근 KBO리그에서도 보기 드문 풍경이다. 2016년 이후에는 매 시즌 우승 팀이 바뀌었을 정도다. 새로운 왕조를 구축하기 위한 여정이 시작됐다. 염 감독은 “내년에도 정상에 서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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