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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신인 아닌 ‘천재감독’…김연경의 반란

입력 : 2025-11-18 12:14:08 수정 : 2025-11-18 14: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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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배구예능…김연경 감독 도전기
시청률 4.9%로 시즌2 기대감
국내 최초 배구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이 스포츠 예능계 새 역사를 쓰고 있다. 20년차 베테랑 선수에서 0년차 감독으로 혹독한 데뷔전을 치르고 있는 김연경과 필승 원더독스의 포스터와 스틸컷. MBC 제공

배구의 매력, 김연경의 마력에 빠져든다. 20년 차 베테랑 선수에서 0년 차 신인 감독으로 돌아온 김연경이 신선한 충격을 안기고 있다. 

 

국내 최초 배구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은 배구 감독으로 나선 김연경의 구단 창설 프로젝트를 그린 MBC 스포츠 예능이다. 업계 선배이자 상대팀 감독으로 만난 이들은 대부분 “아무리 최고의 선수라도 선수와 감독은 다르다.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김연경은 매 경기 반전을 쓰고 있다. 

국내 최초 배구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이 스포츠 예능계 새 역사를 쓰고 있다. 20년차 베테랑 선수에서 0년차 감독으로 혹독한 데뷔전을 치르고 있는 김연경이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MBC 제공

◆말하는 대로…‘천재감독’ 김연경

 

방송을 보며 놀랍도록 신기한 건 백발백중 맞아떨어지는 김연경의 솔루션이다. 목적타 서브, 공격과 수비 방식 등 어느 하나 그의 조언을 비껴가는 경우가 없다. 상대 선수, 그리고 팀의 약점을 간파하는 것은 물론 국내 여자배구의 특징조차 꿰뚫고 있다. 약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살린다. 

 

결과만큼 과정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훈련한 모습을 경기에서 보여주지 못하면 곧바로 불호령이 떨어진다. 세트스코어 3대0의 승리 후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선수 방출제까지 건의하며 긴장을 불어넣는다. 동시에 호랑이처럼 화를 내다가도 훈련이 끝나면 옆자리에 붙어 앉아 용기를 불어넣는 김연경의 리더십도 돋보인다. 선수 김연경이 세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연경은 프로팀 방출 선수부터 실업팀 선수, 은퇴한 선수까지 배구계 숨은 보석들을 찾아 팀 필승 원더독스를 창단했다. 누구 하나 절박하지 않은 선수가 없다. 

 

원더독스의 절실함은 인터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패배는 해체로 직결되는 원더독스의 퇴로 없는 도전은 매 경기 각본 없는 드라마를 써내려갔다. 배구 하나만을 보고 먼 타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몽골 듀오 인쿠시와 타미라, 유일한 단점으로 꼽힌 스피드를 극복하고 팀 내 에이스로 떠오른 문명화, 정신적 지주이자 사기 캐릭터 표승주까지 점차 시너지를 내고 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현역 은퇴를 발표했던 이나연은 원더독스의 주전 세터로 활약하며 올 시즌 흥국생명에 입단했다. ‘언더에서 원더로’라는 신인감독 김연경의 캐치프레이즈를 증명한 사례다. 

 

특히 ‘김연경의 금쪽이’ 인쿠시의 변화는 성장보다도 진화에 가까웠다. 실수에 금세 의기소침해지고 잘못을 꾸짖는 감독에게 입도 뻥긋하지 못했던 그는 김연경의 족집게 강의를 그대로 흡수하며 발전했다. “익즈큐즈(변명)하지 말고 솔루션(해법)을 찾아라”라는 김연경의 조언 이후 인쿠시는 180도 달라졌다. 

국내 최초 배구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이 스포츠 예능계 새 역사를 쓰고 있다. 20년차 베테랑 선수에서 0년차 감독으로 혹독한 데뷔전을 치르고 있는 김연경과 필승 원더독스의 포스터와 스틸컷. MBC 제공

◆시청률 2배 ‘껑충’…“시즌2 기다려요”

 

공중파 스포츠 예능이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가고 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인감독 김연경은 5주 연속 TV-OTT 일요일 화제성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2%로 출발한 시청률은 8회 4.9%까지 뛰어올랐다. 일요 예능 중 2049 시청률도 5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스포츠 예능에 처음 도전하는 제작진은 시청자 눈높이에 맞게 룰을 설명한다. 사전 지식 없이도 즐길 수 있고, 배구 특유의 박진감과 긴장감은 두드러진다. 나아가 제작진은 각 선수의 서사와 노력이 만든 활약을 편집해 시청자에게 전달하면서 기대 이상의 감동을 준다. 경기 중계만을 지켜보는 시청자가 좀처럼 볼 수 없는 선수들의 훈련과 경기 준비 과정에 대한 뒷모습도 새롭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기존 8회 편성에서 1회 연장을 결정해 오는 23일 최종회를 앞두고 있다. 벌써 시즌2를 향한 기대감이 쏟아진다. 출범 당시 여자 프로배구 제8구단을 목표로 창단한 원더독스는 ‘3패하면 팀 해체’라는 규칙을 안고 있다. 지난해 우승팀 흥국생명과의 마지막 경기만을 앞둔 가운데, 이미 4승을 거둬 해체는 면한 상황이다. 

 

하지만 안심할 순 없다. 뛰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현실적으로 뛸 수 있는 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출을 맡은 권락희 PD가 “방송을 보고 영감 받는 구단주가 나타나길 바란다. 이번은 첫걸음이자 씨앗을 심는 프로젝트”라고 말한 이유다.

 

한국 여자배구는 김연경 등 스타플레이어들의 부재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올해는 18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 국제배구연맹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에서 탈락했다. 위기의 여자배구를 살리고자 하는 김연경의 노력은 조금씩 변화를 만들고 있다. 이달 개막한 프로배구 2025-2025 V리그 여자부는 역대 1라운드 최고 시청률(1.27%)로 반전을 썼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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