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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배구 강호들이 무너졌다… 저물어가는 흥국생명-현대건설 ‘2강 체제’

입력 : 2025-11-19 15:11:06 수정 : 2025-11-19 15: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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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하라 토모코 흥국생명 감독. 사진=KOVO 제공

 

2020년대를 대표하는 여자배구 강팀, 나란히 힘겨운 시간을 보낸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은 최근 몇 년간 V리그 여자부 패권을 양분해왔다. 지난 5시즌 동안 흥국생명은 정규리그에서 1위와 2위 각 2회를,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우승과 준우승을 모두 2회씩 챙겼다. 현대건설 역시 정규리그 1위와 2위 각 2회, 챔프전 우승 1회를 기록했다. 매 시즌 양보 없는 선두싸움을 펼친 장본인들이었다.

 

뜨거웠던 라이벌리, 올 시즌 그 색이 옅어진다. 두 팀 모두 뚜렷한 전력 저하 속에 힘겨운 시즌 초반을 보낸다. 19일 기준 나란히 3승5패다. 승점 11을 챙긴 현대건설이 4위, 승점10의 흥국생명이 5위다. 상위권 단골손님이었던 두 팀으로서는 분명 어색한 자리다.

 

아직 10경기도 소화하지 않은 시점이며 위아래 팀들과 격차도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당장의 순위에 큰 의미가 없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마음처럼 올라오지 않는 경기력까지는 애써 눈을 돌리기 힘들다.

 

흥국생명 선수단. 사진=KOVO 제공

 

흥국생명은 김연경이라는 월드스타 부재에 신음한다. 돌이켜보면 최근 일군 호성적의 제1동력은 모두 김연경이었다. 지난 시즌 기록한 4번째 통합우승도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가 건넨 선물이었다. 하지만 그의 은퇴와 함께 날개 라인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 지난해 잠재력을 터뜨린 정윤주를 바탕으로 김다은, 최은지, 박민지가 돌아가며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리시브 불안이라는 리스크를 끝내 지우지 못한다. 흥국생명의 리시브 효율은 29.31%로 리그 5위에 그친다.

 

잇따른 부상도 문제다. 시즌 개막도 전부터 주전 세터 이고은이 허리 문제로 빠졌다. 아시아쿼터 피치도 부상 문제로 첫 3경기를 뛰지 못했다. 피치가 돌아오자 이번에는 이다현이 손가락 부상으로 쉬어 간다. 좀처럼 맞물리지 않는 톱니바퀴 속에 1라운드 4연패 수렁에 빠지는 등 힘겨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 사진=KOVO 제공

 

현대건설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빠진 연패 숫자가 ‘4’까지 불었다. 지난 자유계약(FA) 시장에서 이다현이라는 핵심 카드가 빠져나간 여파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주전 미들블로커를 맡은 양효진-김희진은 각각 1989년생, 1991년생의 베테랑들이다. 둘 다 클래스를 갖춘 선수들이지만, 고질적인 무릎 문제가 문제다. 노쇠화와 체력 안배 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새롭게 바꾼 외인 카드도 물음표다. V리그 5번째 시즌을 맞은 최장수 외인 모마(한국도로공사)를 포기하고 데려온 카리도 무릎 상태가 완전치 않다. 지난 18일 페퍼저축은행전(1-3 패)에서도 경기 막판 무릎 통증으로 코트를 비워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카리와 화력을 양분해야할 정지윤도 비시즌 정강이 피로골절로 인해 컨디션이 완벽히 올라오지 못했다.

 

아무 부담 없이 두 팀을 ‘2강’에 올려 놓던 건 이제 추억이 됐다. 하지만 저무는 영광에 대한 미련으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장기 레이스에 맞춘 확실한 보강이 필요한 두 팀이다.

 

현대건설 양효진. 사진=KOVO 제공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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