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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정유미, "가슴 아픈 이야기라 실화라는 생각버렸죠"

입력 : 2011-09-26 20:03:48 수정 : 2011-09-26 20: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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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부담감에 원작 읽지 않고 연기
혼신의 힘 쏟아부어 아직도 가슴 먹먹
기대 이상이었다. 배우 정유미를 작품으로만 봐오다 인터뷰로 처음 만나보니 출연 영화들보다 훨씬 더 흥미로운 캐릭터였다.

MBC 드라마 ‘케세라세라’ 주연으로 처음 봤을 때부터 호기심을 발동시켰다. 당시 드라마 제작보고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얼굴이 빨개져서 대답도 제대로 못하던 정유미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도가니’로 또다시 관객들에게 진지한 연기로 다가선 정유미를 만났다. 인터뷰를 진행하다 제작보고회 시절이 주제로 떠오르자 곧바로 “몰라요. 신기하기도 했고 떨리기도 해서 그랬어요”라고 대답하며 웃는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유쾌하게 떠들 수 없는 무거운 작품이기도 하다.

“원작 소설을 못 읽어봤고 작품 결정하고도 읽지 않았어요. 시나리오가 워낙 세다보니 그걸 보고도 느낌이 강했는데 원작은 감독님께 여쭤보니 일단 읽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읽으면 더 힘들어질 것이고 소설보다 실제 사건은 더 힘든 걸로 알고 있어요. 정말 너무 힘든 이야기였어요. 이걸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꾸며낸 이야기라면 차라리 그 동안의 다른 작품들처럼 웃으며 했을텐데 실제 벌어졌던 일이니 부담이 되더라고요. 이걸 이렇게 표현하는게 맞나 스스로 생각하면서 연기했죠.”

영화는 실제 한 장애아 특수학교에서 벌어진 일들을 소재로 한 공지영 작가의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학교 교장을 비롯해 일부 교사들이 말못하는 장애아들에게 학대를 서슴지 않는 것에 맞서 한 미술교사와 인권센터 간사가 벌이는 법정 투쟁을 담았다.

“촬영 직전까지 엄청난 부담과 많은 생각들이 오고가고 고민도 많이 됐죠. 촬영 들어가면서 실화라는 생각을 버리자고 마음 먹었어요. 그걸 끌고 가면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겠더라고요. 이 이야기 안에 남기 위해서 시나리오 안에만 있으려고 했죠”

정유미는 여러 작품성 있는 영화에 출연했고 특히 정상급 남자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박중훈을 비롯해 봉태규, 문정현, 엄태웅, 이선균, 공유, 이민기까지. 이름만 들어도 대단한 남자배우들과 함께 해서 남자복 있는 여배우로 통한다. 과연 정유미는 남자 배우들과 많이 친할까.

“특별히 친한 남자배우들이 있는 건 아니에요. 현장에서 친해지고 아무래도 매일 촬영하니까 편해지고 각자 연기는 고민하는 부분이니까요. 호흡과 관련해서는 늘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박중훈 선배님과 ‘내 깡패같은 애인’을 촬영할 때는 그냥 촬영 끝나고 가셔도 되는데 저를 위해서 끝까지 남아주셔서 무척 감사했어요.”

이제 20대 후반이다. 스스로에 대한 많은 생각들에 빠져 있을 때다. 팬들도 있다. 얼마 전 처음으로 만나보는 팬 미팅 시간도 가졌다. 놀랍고 신기했단다. 트위터는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작품으로 팬들을 만나면 되는 게 배우이기 때문이란 생각을 갖고 있어서다.

“쉬는 시간이요? 종종 여행을 떠나곤 했는데 ‘도가니’ 이후에는 어딜 가야겠다는 생각보다 차분하게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른 작품들하고는 확실히 달랐어요. 한 달 간 쉬고 홍상수 감독님의 작품에 참여했죠. 어쨌든 참 에너지를 많이 쏟은 작품이 ‘도가니’에요. 촬영이 끝났다고 끝난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여전히 부끄러움은 많았다. 인터뷰를 위한 사진 촬영마저 어색해 하는 모습에서 정말 연예인이라기보다는 배우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이제는 정유미라는 배우에게도 좀 더 포커스가 맞춰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 한준호, 사진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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