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성 우선? 상업영화로도 성공하고 싶어"

“어차피 잘 안 찌고 빠지지도 않으니까요. 살 빠진 것에는 그닥 신경 안써요. 머리도 사실 감독님이 따로 요구를 하신 건 아닌데 자르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잘랐죠.”
최근 개봉한 ‘카운트다운’은 정재영이 연기한 태건호와 전도연이 맡은 차하연의 이야기다. 태건호는 5년 전 아들을 잃고 회수율 100%의 냉혹한 채권추심원으로 어느날 간암 판정을 받고 자신에게 간 이식 수술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다가 차하연을 만난다. 딸도 버린 채 사기꾼으로 살다가 감옥에 들어간 인물이 차하연이다. 두 사람의 거래는 성사되지만 자꾸만 예기치 않은 사건들이 벌어지고 만다. 사실 이 영화는 전도연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2007년 칸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전도연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작품성 있는 영화에만 출연하는 여배우로 인식되고 말았다.

차하연은 악역답지 않은 악역이다. 이미 버린 딸과 만나게 되고 자신에게 사기를 친 스승에게 복수도 하는 차하연은 그렇게 전도연이라는 배우를 통해 따뜻한 온기가 살아있는 인물로 거듭난다.

그러면서 이야기가 실제 아기 엄마로서의 삶으로 옮겨갔다. 전도연은 지난 2009년 1월 결혼 2년 만에 딸을 출산한 뒤 육아에 전념해오다가 지난해 영화 ‘하녀’로 컴백했다. 특히 이번 작품으로 한 달 가까이 부산으로 촬영을 가는 바람에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기도 했다.
“모성애라는 건 100% 충전돼 있는 게 아니라 노력하면서 얻는 것 같아요. 엄마도 마찬가지로 그냥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웬만하면 제가 육아는 챙기려고 해요. 이번 영화로 한 달 가까이 떨어져 지냈는데 마음이 무겁더라고요.”
이번 작품으로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함께 했던 정재영과 9년만에 재회한 전도연은 걸그룹 미쓰에이의 멤버 민과는 영화에서 딸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정재영은 그 동안 출연작을 보면서 믿음이 생긴 동료로 이번 작품으로 친해졌고 처음으로 아이돌 가수와 연기를 하면서 씩씩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전도연. 스스로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떨쳐내고 배우로서 대중과 호흡하기 위한 날개짓을 시작했다. 그게 배우이기 때문이다.
글 한준호, 사진 김두홍 기자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