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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길 기자의 G-세상 바로보기]사회공헌, 창업자가 먼저 나서야

입력 : 2009-03-30 17:46:54 수정 : 2009-03-30 17: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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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게임업계 최대 이슈 메이커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김정주 넥슨 창업자, 허민 전 네오플 대표를 꼽을 수 있습니다.

 김 대표는 ‘아이온’의 흥행으로 조명받았고, 김 창업자는 넥슨에 구조조정이 한창이라 연일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허 대표의 경우 885억원 상당의 건물을 소유, ‘청년 재벌’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이들 3인방은 공통점이 많습니다. 국민 세금의 혜택을 입은 국립대(서울대) 출신인데다, IT산업과의 인연으로 병역특례 수혜자이기도 하죠. 사회를 이끌 동량(棟梁)으로 커가라는 바람에서 국가로부터 여러모로 도움을 받은 셈입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십여년이 흐른 지금, 이들은 수천억원대 자산을 가진 거부로 성장했지만 국가·국민의 기대와는 다소 동떨어진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바로 사회공헌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인데요.

 게임기업의 사회공헌을 지적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주 고객인 어린이·청소년층을 위해 게임업계, 특히 선발주자들이 조성한 기반은 일천하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사회공헌으로는 선두와 후발간 격차가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게다가 ‘월급쟁이’ 전문경영인보다 창업자(오너)들이 직접 나서 사회공헌에 힘을 쏟으려는 모습이 거의 전무하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온라인게임이 가져다주는 즐거움은 게임 속 플레이를 통한 재미 외에는 별다른 게 없는 실상입니다. 즉 PC와 인터넷을 떠난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게임의 즐거움은 찾기 힘들다는 뜻입니다.

 지난해 54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넥슨이 사회에 환원한 돈은 3억원이 채 안됩니다. 매출 가운데 0.01%도 안되는 비율이죠. 수천억원에 회사를 매각한 허민 전 대표는 고가의 건물 구입만으로 화제를 모았을 뿐, 사회공헌과는 맥락이 닿지 않습니다. 4000억원대 매출을 자랑하는 업계 맡형 엔씨소프트 역시 사회공헌에 들이는 숫자는 밝히기조차 민망할 정도입니다. 그나마 연말연시마다 김장담그기나 독거노인방문 등이 고작인데요. 게임 하나로 일약 재벌 대열에 진입했을 뿐, 사회를 바라보는 따스함은 찾기 힘든 현실입니다.

 게임업계는 그동안 ‘중독’, ‘과몰입’ 같은 부정적인 어휘들로만 엮여왔습니다. 또한, 미래를 짊어질 ‘어린’ 게이머들을 수익창출용 ‘보물 창고’로만 생각했지, 미래를 그려갈 파트너로는 인식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이로 인해 생겨난 ‘코 묻은 돈 뺏는다’는 표현이 괜한 말은 아닙니다.

 막대한 금전적 이익을 얻어가는 만큼, 이젠 창업자들이 진지하게 사회공헌을 고민해야 할 차례입니다. 가상의 공간에서 유저들에게 꿈을 만들어준 현재를 넘어, 자라는 세대들이 일상에서도 맘껏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자는 취지입니다.
 
 ‘김택진 도서관’, ‘김정주 동산’, ‘허민 학교’가 더이상 낯설지 않아야 합니다.

 레저생활부 기자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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