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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야신 “내 제자 성환아 미안해”

입력 : 2009-04-24 23:00:58 수정 : 2009-04-24 23: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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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수가 다쳤어도 그렇게 마음 아프지 않았을 텐데.”

24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를 앞둔 김성근 SK 감독은 굳은 얼굴을 펴지 못했다. 전날 SK 투수 채병룡이 던진 공에 맞아 왼쪽 관자놀이 뼈 골절상을 입은 뒤 이날 오전 수술을 받은 롯데 조성환이 걱정돼서 였다.

김 감독은 “아침에 야구장에 오기 전에 병원에 들러서 보려고 했는데 수술이 잡혔다고 해서 시간이 안 맞아 그냥 왔다”며 근심을 거두지 못했다. 김 감독은 “사실 어제 밤에 한 숨도 못잤다. 조성환이 얼굴이 자꾸 떠올라 술만 마셨다. 아침에는 속이 쓰려서 죽 밖에 못 먹었다”고 말했다.

자기 팀 선수든 상대 팀 선수든 경기 중 사구에 맞아 다치는 일에 대해 “경기 중 일부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하던 김 감독이 이토록 마음 아파 하는 것은 조성환은 직접 기본기를 가르친 제자이기 때문이다.

1976?1979년 충암고 감독 시절 자신의 첫 우승을 1977년 봉황대기에서 이룬 인연으로 김 감독은 야인 시절 틈틈이 충암고 인스트럭터를 맡아 학생들을 지도했는데 지난 1993?1995년 충암고를 다닌 조성환과 박명환(LG 투수)이 대표적인 애제자였다. 김 감독은 “상대 팀 선수가 다쳐서 이렇게 마음이 아픈 것은 처음이다. 어제 경기 후 이철성 코치를 통해 사과의 뜻은 전했지만 병원에 가서 꼭 한번 봐야 겠다. 방 번호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채병룡의 투구에 대해서는 고의가 없었음을 분명히 했다. 김 김독은 “올시즌 공이 좀 미끄러운 것 같다. 투수들이 전반적으로 제구가 높고 손에서 빠지는 공이 많은 게 그 때문인 것 같다. 장타가 많이 나오는 것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침, 이날 문학구장에 내린 비로 경기가 연기됐다. 김 감독은 서둘러 민경삼 운영본부장과 함께 한양대 병원으로 향해 조성환을 찾아 위로했다.

문학=스포츠월드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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