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낸시랭 등 16인 100여작품 전시
김석의 ‘제타건담’(2008) |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산업 로봇을 비롯해 말하고 걷고 스스로 판단하는 인공지능로봇이 등장했다. 그러나 아직도 다리에서 불을 뿜고 하늘로 박차 올라 악의 세력을 물리치는 ‘철인 아톰’과 같은 로봇을 만드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공상만화, 공상영화에 대한 인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특히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하는 게 직업인 미술 작가들의 평면 또는 입체 작품들은 첨단기술에 영감을 제공하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방이동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은 로봇을 소재로한 ‘아이 로봇(i Robot)’전을 지난 17일부터 열고 있다. 미술작가들의 상상력이 어떻게 다양하게 전개됐는지 살펴보는 전시다. 로봇역사관에선 지난 세기 로봇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상상력이 진화해온 흐름도 엿볼 수 있다.
낸시랭의 터부 요기니 |
▲즐거운 상상-상상력이 만든 로봇(로봇의 역사) ▲인간, 로봇을 꿈꾸다 ▲로봇 인간을 꿈꾸다 ▲인간과 로봇의 결합-함께하는 미래 등 네 가지 주제로 나뉘어 열리고 있는 전시에는 비디오 아트의 거장 백남준의 로봇작품을 비롯해 고근호, 낸시랭 등 16명의 설치 작품 60여점과 로봇유물 33점 등 총 10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백남준의 쿠베르탱(2004) |
김석의 ‘제타건담’은 판타지와 비현실적 모습의 건담 로봇을 통해 한계를 초월하고픈 인간의 욕망을 대리 충족시키고 있다.
이름이 잘 알려진 팝아티스트 낸시랭은 로봇의 모형사진과 명화, 인물사진 등을 콜라주한 작품(‘터부 요기니’)을 내놓았다. 잘려진 신체와 금속, 로봇의 몸에 어린아이나 여인의 얼굴들을 한 이 캐릭터는 예술과 소비상품의 극적인 대조를 드러낸다. 우리시대의 젊은 초상인 셈.
이기일은 ‘말보로’ 등 담뱃갑으로 만든 로봇 ‘프로파간다’ 시리즈를 선보인다. 자본시장체제에서 권력적으로 작용하는 숨은 구조와 선전성에 대한 논리를 지적하는 작품이다.
1992년 중앙대 조소과를 졸업한 최우람은 실물처럼 움직이는 곤충 형상의 로봇 조각을 걸었다. 아름다운 인공생명체를 상상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전시는 내년 3월14일까지. (02)410-1331
스포츠월드 강민영 기자 myka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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