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지적재산권)를 소유한 블리자드와, e스포츠 시장을 관리해온 한국e스포츠협회는 일명 ‘공공재 스캔들’로 인해 아직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시장은 어느새 블리자드의 손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블리자드가 새로운 파트너를 영입하면서 “e스포츠 시장을 잘 키워가고,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시키겠다”는 각오를 내비친 이상, 이를 뒷받침할 각론으로는 어떤 것들이 준비돼야 할까요?
현재 e스포츠 시장의 가장 큰 과제로는 아마추어 육성과, 공신력 회복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e스포츠 시장에서 튼실한 허리를 담당할 아마추어층을 양성하는 것은, 한국이 말뿐인 e스포츠 종주국이 아닌 실질적인 역량을 발휘하는 발판이 됩니다.
기존 협회가 프로 선수 발굴과 리그에 초점이 맞추던 것과는 달리, 블리자드는 대학이나 비영리 단체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꾸릴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 블리자드는 e스포츠의 ‘붐업’(boom-up)을 최대 숙원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실력 있는 아마추어들이 프로 시장에 손쉽게 진출하고, 친분이나 이름 같은 부가 요소가 아닌 진정한 실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준점을 블리자드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아마추어와 프로가 맞대결로 실력을 검증 받거나, 프로야구·프로축구처럼 2군·2부 리그 등을 통해 ‘영원한 프로란 없다’는 자극도 필요합니다. 두터운 초·중·고교야구 선수층을 갖춘 일본이 세계 야구 시장에서 실력을 인정 받는 것처럼, e스포츠 부문 역시 리틀 리그부터 탄탄하게 다져가야 합니다.
다음으로, 승부조작 등으로 추락한 위신을 복구할 수 있는 공신력이 요구됩니다.
물론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프로 시장이 과연 얼마나 공신력이 있겠나’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골프협회를 일컫는 PGA나 미국 메이저리그(MLB) 등은 민간에서 출발한 단체임에도 전 세계적으로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오히려 IP를 지닌 주체가 직접 나섬으로써 공신력을 더 확고하게 담보할 수 있습니다. 공신력을 보증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잘 갖추냐의 문제이지, 무조건적인 반감은 장기적으로 e스포츠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승부조작 파문에서 학습했듯 선수들의 인성교육이나 자격 검증 같은 필수불가결한 관리 요소 또한, 콘텐츠 소유자를 거치면서 보다 엄격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굳이 이미지와 명성을 훼손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이같은 활동을 한곳으로 모아줄 단체가 구성될 당위성도 있습니다. 블리자드와 방송사, 선수·구단 등 전문가 집단이 다시 원점에서 e스포츠 시장의 미래를 그려가기 위해서입니다.
이젠 공은 블리자드로 넘어왔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사안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블리자드는 e스포츠를 ‘스타크래프트’의 존재 가치로 평가합니다. 급변한 현실에 e스포츠 시장이 주춤거리지 않고 부드럽게 연계될 수 있도록, 다방면의 인재들이 중지를 모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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