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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갤러리]만화가 허영만씨 딸 허보리 작품전… 18일까지 토포하우스

입력 : 2010-09-01 07:45:43 수정 : 2010-09-01 07: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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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일들을 엉뚱한 상상력으로 화폭에 담아
DEAD TIRED
“하나의 캔버스는 하나의 순간을 담고 있으며 나의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은 내게 있어서 감정의 기록들이다. 나는 그려진 나의 그림을 보면서 그때의 감정을 기억하고 한 번 더 경험하고 또한 숨어있던 새로운 감정을 그 안에서 발견하기도 한다.”

만화 ‘식객’으로 유명한 만화가 허영만 화백의 딸 허보리(29)의 wkr작가노트의 일부다.

소금에 절여져 축 늘어진 거대한 배추가 쇼파에 누워있다.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을 상징하듯 선풍기, 시원한 캔맥주, 수박이 등장한다(작품 DEAD TIRED). 열심히 생업 전선에서 일하다 피곤해진 무거운 몸을 쇼파에 의지한 채 쉬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다. 거대한 배추는 사실은 작가가 일전에 배춧국을 끓이기 위해 데쳐놓은 얼갈이다.

가지인간이 볼룩한 배를 드러내 놓은 채 아기를 안고 있다(작품 LAUNCHING). 이 그림은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일까. 출산한 작가 자신의 자화상을 표현한 그림이다. 바나나 우유 같이 빵빵했던 몸이 가지처럼 축 늘어지는 등 하루사이에 신기하게 변한 자신의 몸을 가지인간에 비유한 것이다.
'I CAN'T HEAR YOU'

일상에서 느껴지는 평범한 일들이 작가의 엉뚱한 상상력에 부딪쳐 핵분열하듯 탄생한 작품들이다. 시인이 언어를 가지고 마술을 부리듯 허보리는 상상과 은유가 두텁게 칠해진 마법의 붓을 휘두른다.

일인용 쇼파 위에 놓여 있는 각양각색의 선인장이 그려져 있는 ‘I CAN’T HEAR YOU’ 작품은 선인장만 해도 여러 종류가 있고 같은 종류라도 또 그 크기와 빛깔이 조금씩 다른 것처럼 인간 또한 비슷하게 생겼음에도 때론 대화가 통하지 않고 가시돋힌 말들을 던지며 상처를 주는 인간이라는 동물을 떠올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친 결과다.

유명한 만화가를 아버지로 둔 탓에 허보리 또한 자연스럽게 화가가 되었다. 환경에 동화된 착한 경우다. 작가 또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아버지의 직업을 자랑스럽게 여긴 만큼 그리는 행위는 익숙했고 즐거웠기 때문이다.

서울대 미대 및 미술대학원 졸업. 9월1일부터 18일까지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그림이 걸린다. (02)734-7555

강민영 기자 myka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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