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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걸리지 않으면 그만’인 걸까…약물도 무관용 원칙이 필요하다

입력 : 2019-07-04 10:43:13 수정 : 2019-07-04 14: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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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상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걸리지만 않으면 그만’이라는 심리가 프로야구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망친다. 인식 제고를 위한 교육과 학습효과가 필요하다.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여상이 금지약물 투여 혐의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야구교실을 운영하며 유소년 선수들에게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남성호르몬 등을 투여하고 판매한 사실이 적발됐다. 처음엔 혐의를 부인했지만 식품의약안전처가 야구교실을 압수수색해 대량의 스테로이드계 약물과 장부를 회수했다. 증거가 드러나자 혐의를 시인하고 구속됐다.

 

시사하는 바는 ‘걸리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심리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 사건 발표에 따르면 그는 어린 선수들을 속이고 사익을 추구했다. 경기력을 높일 수 있고 프로구단에 가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속여 금지약물을 직접 투여했다. 상습적 투여뿐 아니라 약물을 판매까지 하면서 1년간 약 1억6000만원 상당 이득을 챙겼다. 죄를 저지른 이여상은 벌을 받으면 그만인데 소속 유소년들은 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4년간 선수 자격을 잃는다. 야구교실 소속 7명 중 두 명에게서도 양성반응이 나왔다. 안타까운 현실이어도 구제할 방법은 없다.

 

마땅히 규제할 법도 없다. 선수생활 은퇴 후 야구교실을 운영하는 경우는 매년 증가세다. 약물에 관한 감시가 비교적 철저하지 않은 아마추어 시장과 사교육열을 고려하면 유사한 사건은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 다만 야구교실이나 레슨처럼 개인의 생사를 걸고 하는 ‘업’을 일일이 규제하고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 지도자 자격증을 개설하는 안 역시 비현실적이다. 제도권 학교체육이 아니기 때문에 제재나 지도도 사각지대에 자리한다. 아마추어 의무 도핑검사도 소년체전과 전국체전 등 협회 주관대회가 전부다.

 

약물을 투여할 확률을 줄이기 위해선 강력한 후속조치와 함께 처벌수위의 강력함을 인지시켜야한다. 사후 처리보단 예방 및 원천봉쇄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프로 진출을 꿈꾸는 선수와 부모가 약물의 위험성을 인지해야한다. 

 

그래서 무관용 원칙이 필요하다. 예컨대 프로야구는 매년 음주운전 관련한 문제를 겪었다. 일부 경기 출전 정지와 봉사활동이 징계였다. 그런데 올 시즌부터는 ‘임의탈퇴’란 단호한 철퇴를 내린다. 사회적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았고 이른바 ‘윤창호법’까지 태동했기에 가능했다. 지난 2월 LG가 윤대영을, 두 달 뒤 SK가 강승호를 임의탈퇴 처리했다. 사실상 선수로서 다시 활약할 가능성은 없는 셈이다. 선수들이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는 계기로 작용했다. 약물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불공정을 줄이기 위해선 확실한 학습효과가 필요한 때다.

 

유소년은 프로야구의 자양분이다. 밝은 미래를 마주하기 위해선 프로에 오기 전부터 실력뿐 아니라 범법에 대한 인식도 정립해야만 한다. 1년 주기의 교육은 한계가 명확하다. 프로에서 내려지는 징계가 유소년들의 희생을 예방할 수 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스포츠월드DB,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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