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은 20일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풀타임 출전했지만, 팀의 2-3 패배를 막지 못했다. 특히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잇달아 놓치면서 고개를 숙였다. 토트넘은 이날 패배로 승점 24(7승3무12패)로 15위까지 처졌다. 강등권 추락 위기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궁지에 몰렸다. 손흥민은 이날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쳤다. 전반 18분 후방에서 길게 띄워준 볼을 받아 쇄도한 뒤 에버턴 골키퍼 조던 픽포드와 일대일로 맞섰으나 뒤따라온 제임스 타코우스키의 태클에 넘어졌다. 6분 뒤에는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데얀 쿨루셉스키가 찔러준 낮은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힘이 실리지 않아 픽포드에게 잡혔다. 손흥민은 얼굴을 감싸 쥐었다.
혹평이 쏟아졌다. 영국 풋볼런던은 “손흥민은 초반에 몇 차례 기회가 있었는데 한 번은 박스에서 주저했다. 그다음에는 픽포드를 향해 낮게 찼다. 그 외에는 경기에 거의 기여한 게 없었다”며 평점 4를 부여했다. 영국 이브닝 스탠더드는 “전반에 세 차례 기회가 있었는데 막혔다. 손흥민이 계속 경기에 출전하려면 최소 한 번의 기회에서 득점을 했어야 했다”며 평점 5를 매겼다.
안팎으로 궁지에 몰리고 있다. 우선 올 시즌 유독 손흥민을 향한 현지 언론의 평가는 박하다. 올 시즌 리그에서 6골(6도움)에 그치면서 부진하고 덩달아 팀 성적도 곤두박질치자 그 책임을 손흥민에게 묻고 있는 모양새다.
서른 중반에 다다른 손흥민의 에이징커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끝이 없다. 이 때문에 최근 토트넘이 손흥민과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했지만 손흥민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대편에서는 손흥민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무리라는 목소리도 있다. 경질설이 나오고 있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전술 부재와 부상자 속출에 따라 팀 전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 전술은 손흥민의 강점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측면 수비수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활용한 공격에 중점을 두면서 손흥민의 활동 반경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또 이날 에버턴전에서는 최전방 공격수 도미닉 솔란케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손흥민을 원톱에 세우면서 혼란을 줬다.
토트넘의 부진이 손흥민의 탓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수치에서 나타난다. 올 시즌 토트넘의 득점은 제임스 메디슨(리그 8골)을 필두고 솔란케, 브레넌 존슨(이상 7골), 손흥민, 쿨루셉스키(이상 6골) 등 5명의 공격수가 주도하고 있다. 이중 출전 경기, 출전 시간대비 득점력은 단연 손흥민(1411분 출전·6골)이 1위다. 여기에 어시스트 1위는 물론 득점까지 더한 공격포인트 합계에서도 12개로 메디슨과 함께 공동 1위다. 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의 올시즌 리그 평균 평점에서도 손흥민이 7.21로 5명의 공격수 가운데 단연 1위다.
손흥민은 그동안 수차례 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능력으로 가치를 증명했다. 앞서 경기력 부진, 슬로우 스타터라는 비판이 나올 때마다 득점포를 가동하며 활짝 웃었다. 그가 다시 한 번 위기를 벗어나 토트넘을 구해낼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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