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슈터가 본모습을 찾아간다.
버티는 힘이 대단하다. 부상병동 LG는 3위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다. 23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소노와의 홈경기에서 67-62로 승리했다. 4연승을 달리며 3위를 유지했다. 2위 현대모비스와의 승차는 2.5경기 차로 줄었다.
KBL 대표 슈터다. 전성현(14점)은 2022~2023시즌 캐롯에서 평균 17.6점을 기록, 평균 3점슛 3.4개를 성공시키며 프로농구 최고의 슈터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2023년 9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치르는 과정에서 허리 통증을 느꼈으나 제대로 쉬지 못했다. 그대로 시즌에 돌입하면서 급성 허리디스크로 이어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재도(소노)와 유니폼을 맞바꿔 입었다. 여름엔 또 무릎이 말썽을 피웠다. 몸 상태가 완전하지 못한 배경이다.
벌써 4라운드다. 시즌 절반 이상이 지났다. 전성현 스스로도 역할을 할 때가 왔다고 느꼈던 걸까. 잠자던 에이스 본능을 깨웠다. LG의 출발은 불안했다. 아셈 마레이와 유기상의 공백이 그대로 느껴졌다. 경기 개시 4분 51초 동안 단 1점도 올리지 못했다. 0-8로 밀렸다. 전성현이 나섰다. LG의 첫 득점을 신고했다. 예열에 불과했다. 2쿼터에 백발백중 3점슛을 자랑했다. 3점슛 3개를 시도해 3개를 모두 넣었다. 28-29까지 추격했다. 전성현이 분위기를 바꾸자 동료도 정신을 차렸다. 전성현에게 시선이 쏠린 틈을 타 대릴 먼로(18점 14리바운드)가 외곽슛을 꽂았다. 박정현(13점)도 3점슛을 성공하면서 LG는 36-31로 전반을 마쳤다.
위기탈출은 쉽지 않았다. 소노의 추격이 맹렬했다. 전성현이 3쿼터 후반 3점슛을 꽂으며 찬물을 끼얹으려 했으나, 소노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해 동점(49-49)으로 3쿼터를 마쳤다. 4쿼터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전성현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기회를 엿봤으나, 소노의 끈끈한 수비를 뚫기가 쉽지 않았다. 대신 전성현이 움직이는 만큼 소노 수비에 균열이 생겼다. 이를 먼로와 양준석(10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박정현이 뚫으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66-62인 경기 종료 31초 전 박정현이 자유투 2구를 모두 성공하면서 LG는 웃었다.
한편, 같은 시간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SK와 현대모비스의 맞대결에선 SK가 81-73으로 승리했다. 1위 SK는 지는 법을 잊었다. 10연승 질주다. 자밀 워니-김선형 듀오가 날았다. 워니는 30점 11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림을 부쉈다. 김선형은 빠른 스피드를 살려 16점 4어시스트 4스틸을 기록했다. 안영준 역시 14점 6리바운드로 지원사격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외국인 듀오 게이지 프림과 숀 롱이 39점을 합작했으나, 국내선수 부진으로 패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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