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극장가 컴백을 앞둔 감독들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그 주인공은 승부의 김형주 감독, 로비의 하정우 감독.
먼저 26일 개봉하는 영화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 이창호(유아인)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 윤종빈 사단 출신인 김형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윤종빈 감독의 군도: 민란의 시대(2014)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에서 조감독과 연출 등을 맡으며 탄탄하게 내공을 쌓아온 김 감독이 보안관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승부는 개봉 전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다. 조훈현의 제자 이창호 역에 배우 유아인이 캐스팅, 이병헌과 공동 주연에 나선 것. 넷플릭스에서 2023년 초 공개가 결정된 상황이었으나, 유아인의 상습 마약 투약 혐의로 공개가 불투명하다 최근에서야 극장 개봉을 결정했다. 유아인은 지난달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구속 5개월 만에 석방, 영화와 관련된 홍보 활동에서 배제됐다.
김 감독은 “예고편과 홍보물 같은 경우에는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서 유아인을 편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조훈현과 이창호가 서로를 언급하지 않고 이야기를 진행하기에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 영화가 공개되고 나면 그 부분들을 충분히 납득하실 수 있을 거라고 본다”라면서 본편에서는 유아인 촬영분을 편집할 수 없었음을 밝혔다.
김 감독은 “극장에 온 관객에게 영화를 의도한대로 선보이는 게 관객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며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 전 의도치 않게 상처를 입었다. 여기에 더 생채기를 내고 싶지 않았다”라는 솔직한 심경도 덧붙였다.
바둑계 레전드인 조훈현 국수의 칠전팔기 정신과 승부의 세계에서 겪는 패배와 승리의 희로애락을 섬세하게 그려냈다고 자신하기도. 그는 “바둑을 몰라도 너무나도 재미있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는 영화”라며 극장 관람을 권했다.

이어 4월 2일에는 하정우 감독의 로비가 개봉한다. 영화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 하정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며 주연까지 맡았다.
그간 연기와 연출 모두 두각을 드러내었던 하정우의 신작이다. 하 감독은 “배우들하고 전체 리딩도 다른 작품들 하고 달리 거의 한 10배 이상 진행했다”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과 열정을 쏟아부었음을 전했다.

하정우 외에도 김의성, 강해림, 이동휘, 박병은, 강말금, 최시원, 차주영, 박해수, 곽선영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하 감독은 “대사의 말맛이 살아있는 작품인 만큼 템포감 있는 대사 전달력은 물론 배우들 간의 연기 호흡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배우를 캐스팅해야 했다”라고 전했다. 제작사 관계자는 “각 배우 이면의 모습과 신선함에 집중한 결과 배우들은 흡인력 있는 연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강한 웃음을 전할 것”이라고 코미디 장르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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