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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 인명피해’ 어쩌다 이런 일이… 구단도, 지자체도 말 아낀다

입력 : 2025-04-01 17:25:26 수정 : 2025-04-01 17: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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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C 다이노스 제공

 

프로야구 관람객이 시설물 사고로 생명을 잃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창원 NC파크에서 경기 중 구조물이 추락해 관람객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충격과 비통함 속 한국야구위원회(KBO)와 10개 구단은 애도를 표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책임 경계선의 모호함이 지적되고 있다. 이 사고의 책임 소재를 두고 구장 사용 구단인 NC와 관리 책임이 있는 창원시설관리공단의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쟁점은 두 단체가 체결한 경기장 협약서(사용허가계약서)의 내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양측 모두 말을 아끼고 있다. 섣부른 해석이 자칫 또 다른 상처나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단에선 현재 NC와의 경기장 협약서 내용을 두고 수사기관에만 공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이번 사고는 지난달 29일 NC와 LG의 경기가 시작된 직후인 오후 5시20분쯤 3루 방향 매점 부근 벽에 고정돼 있던 구조물이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관람객 1명이 치료를 받던 중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사고 책임 소재 규명을 위한 수사에 들어갔다.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은 1일 오전 창원 NC파크에 사고조사위원회를 파견, 구장 시설물 관리와 관련해 조사에 나섰다. 구장의 안전점검 이력도 주목받고 있다. 공단에 따르면 “2023년 정밀안전점검에서 ‘양호’ 판정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조사 진행 과정서 구단과 공단 간의 ‘관리 책임 소재’ 파악 역시 동반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창원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해당 구조물이 어느 시기에 설치됐고, 어떤 용도에 해당하는지, 관리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는지는 협약서에 따라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잘못 해석될 여지가 있어 공개할 수도, 언급할 수도 없다”며 “경찰과 국토부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 그 결과가 나와야 책임 소재가 명확히 드러날 것”이라고 답을 아꼈다.

 

사진=NC 다이노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NC 구단 측은 “지금은 유가족들과 피해자 분들께 집중하는 게 먼저”라며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지만, (협약과 구조물 관련해선) 그 이후에 논의할 사안”이라고 전했다.

 

낙하한 구조물은 길이 약 2.6m, 폭 40㎝의 알루미늄 재질의 루버다. 루버는 격자 모양 줄무늬 형태의 입체 구조물로 건물 외관 장식이나 공원 조경시설을 꾸미는 용도로 쓰인다. 특히 환기나 통풍에 원활하게 해 창문 외부에 주로 설치한다. 이번 사고 역시 창문 외부에 설치된 루버가 떨어지면서 매점 천장에 1차로 부딪힌 뒤 다시 아래로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이 루버가 2019년 야구장 개장 당시 도면에 있었는지, 개장 이후 추가로 설치했는지, 추가로 설치했다면 추가 공사 주체가 누구였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창원시설관리공단 측은 “이 부분 역시 협약서를 통해 가려질 것”이라고 답했다.

 

보통 국내 대형 체육 시설은 지방자치단체 시설관리공단에서 책임 관리한다. 예를 들면 서울월드컵경기장, 장충체육관, 고척스카이돔 등은 서울시설공단이 관리 및 운영한다. 프로축구 FC서울, 프로배구 우리카드와 GS칼텍스, 프로야구 키움은 서울시설관리공단과 계약을 맺고 ‘셋방살이’를 하는 셈이다.

 

사진=뉴시스

 

다만 사용 계약에 따라 시설관리공단이 관리 및 운영을 맡기는 케이스도 있다. A구단의 경우 건축물 안전진단에 따라 야구장 정밀안전진단, 정밀점검, 정기점검은 지자체에서 관할하며 시설물운영 및 유지관리는 구단이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사무총장 출신 법무법인 지암의 김선웅 변호사는 “구단이 시설관리공단으로부터 구장의 관리 및 운영권을 일정 부분 혹은 전권 위탁받은 사실이 있는지, 또 해당 시설물을 누가, 왜 설치했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 경우엔 판단이 애매하다. 경기장 소유권은 지자체에 있지만,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구단에 관리·감독을 맡기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KBO 사무국은 1일부터 3일까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1일 경기는 희생자를 추모해 KBO리그 및 퓨처스리그(2군) 경기를 모두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 기간 창원 NC파크에서 무관중으로 열릴 예정이었던 SSG와 NC의 3연전은 모두 연기된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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