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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는 WKBL④] 아시아쿼터 원년, 명과 암 “히트도 쳤고 보완도 했지만…”

입력 : 2025-04-18 07:30:00 수정 : 2025-04-17 18: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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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이이지마 사키.사진=WKBL 제공

 “긍정적인 면이 많았지만, 더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죠.”

 

 새로운 재미를 선보였다. 2024~2025시즌 여자프로농구(WKBL)가 새로 도입한 아시아쿼터 제도로 9명의 일본인 선수가 한국 땅을 밟았다. 나가타 모에(KB국민은행), 이이지마 사키(BNK), 타니무라 리카(신한은행)등이 주전으로 뛰며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좋은 출발이다. 그러나 도입 첫 시즌이었던 만큼 재계약 불가 등 보완할 점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아시아쿼터 원년의 명과 암을 짚어본다.

 

◆명(明)

 전력을 고르게 살 찌울 수 있는 계기였다. 대표적인 예가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BNK다. 박혜진, 김소니아 등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한 대신 수비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단점을 아시아쿼터 선수로 채웠다. 1992년생 베테랑 이이지마는 득점은 물론 특히 수비(스틸 1.63개 리그 4위)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BNK의 창단 첫 우승에 기여했다. 김은혜 KBS N 해설위원은 “A급 선수들이 온 건 아니지만, 부족했던 포지션을 채우기 위해 선발한 만큼 전력을 올리는 데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BNK 이이지마 사키. 사진=WKBL 제공

 9명의 선수가 모두 성공을 맛본 것은 아니나, 실제로 팀 전력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 시즌 리그 평균 득점 10위 안에 나가타(5위)와 타니무라(8위)가 이름을 올렸다. 심지어 신한은행의 경우 타니무라가 10위 안에 든 유일한 선수다. 플레이오프(PO) 진출엔 실패했지만 아시아쿼터 선수 영입으로 부족한 공격력을 채우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손대범 KBS 해설위원은 “선수층이 계속 얇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롭고 다양한 스타일의 선수를 볼 수 있었다. 경기력을 보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보는 맛과 더불어 팬의 사랑까지 듬뿍 받았다. 짧은 5개월이었지만 팬심을 사로잡긴 충분했다. 특히 이이지마와 봄 농구서 해결사 면모를 자랑한 나가타는 팬들이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말렸을 정도다. 실제로 구단 SNS를 보면 다음 시즌에도 이 아시아쿼터 선수들을 보고 싶다는 이야기가 줄을 잇는다. 구단 역시 아쉬움을 토로한다. 구단 관계자는 “한 시즌 더 함께하면 좋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신한은행 타니무라 리카. 사진=WKBL 제공

◆암(暗)

 “나도 팀에 남고 싶지만, 이 팀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게 아니라… 고민을 해볼게.” 한 아시아쿼터 선수가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나기 직전 동료에게 남긴 말이다. 아시아쿼터 제도는 지난 시즌 개막 6개월 전 급하게 도입했다. 이해관계가 다른 구단 간의 의견을 완벽히 반영하기 어려웠다. ‘재계약 불가’로 첫 시즌을 운영한 배경이다. 이 탓에 좋은 선례를 남기고 첫 구단 아시아쿼터 선수로서 사랑을 독차지한 선수들은 시즌 종료와 함께 짐을 쌌다. 이에 WKBL이 지난 2월 이사회를 열고 다음 시즌부터 재계약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임금 불만도 조금이나마 개선됐다. 기존엔 선발 순위 구분 없이 매월 1000만원을 지급했다. 타지 생활을 하며 세금까지 내야 하는 어려움 속에 능력과 상관없이 임금을 통일하는 건 또 다른 역차별이란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로 아시아쿼터 선수들 사이에 불만이 많았단 후문이다. 이에 WKBL은 새 시즌부터 1라운드 선발 선수는 월 1200만원, 2라운드 선발 선수는 월 100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승리 수당과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진출 수당도 신설됐다.

KB국민은행 나가타 모에. 사진=WKBL 제공

 계속해서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제도 명은 ‘아시아’쿼터지만 아직은 ‘일본’에 국한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아시아쿼터 선수 드래프트는 일본인만 참가할 수 있다.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로 문호를 넓히면 다양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손대범 위원은 “현재로선 일본에만 국한돼 있어 아쉽다”며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다양한 국적 선수들이 미국 등 해외리그에서 뛰고 있다. 문호가 열리면 더 뛰어나고 새로운 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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