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도 프로야구 열기를 꺾을 순 없었다. 체감온도 35도를 훌쩍 넘긴 전국 폭염 특보 속에서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는 구름떼 관중의 함성으로 들끓었다.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은 12일 전석 매진(1만6850명)을 기록하며 여름밤 피날레를 장식했다. 매진 행진은 계속된다. KBO 올스타전은 2022년부터 4년 연속 만원관중을 기록 중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소를 자아내는 퍼포먼스에 장군멍군 경기력까지 더해지며 대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 퍼포먼스에 진심 담은 ‘흥의 장’
볼거리가 가득했다. 그 중심에는 몸을 사리지 않은 선수들의 쇼맨십이 있었다. 각 구단 프런트와 유튜브 콘텐츠 제작 인력까지 총출동해 세밀한 콘셉트 회의와 연출에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롯데는 올스타전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3년 연속 싹쓸이했다. 2023년 김민석(현 두산)과 2024년 황성빈에 이어 이번 수상자는 ‘복덩이’ 이적생 전민재다. 트레이드 합류 후 맹활약을 펼쳐 거인 군단의 주전 유격수로 우뚝 섰다. 이 과정을 재치 있게 시각화한 ‘담을 넘는 천사’ 분장으로 등장, 단숨에 팬심을 사로잡았다.


권동진(KT)은 최근 유명세를 떨친 본인의 ‘축하사절단’ 패러디를 재현했다. 피리를 불면서 축하 현수막을 펴고 올스타전에 선발된 동료 선수들을 축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박상원(한화)은 모교 연세대 학사복을 입고 등장했다. 실제로 3.3 학점으로 졸업장을 받은 엘리트 야구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화 관계자는 “학사복과 학사모 모두 연세대 측에서 직접 제공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박건우와 박민우(이상 NC)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패트와 매트’로, 박해민(LG)은 아들 박이든 군과 함께 스파이더맨으로 변신해 유쾌한 순간을 선사했다. 박찬호(KIA), 박동원(LG)은 각각 딸 박새얀 양, 박채이 양과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가족 퍼포먼스’로 따뜻한 온기를 보탰다.


◆ ‘마치 사이다’ 청량감 가득했던 경기력
느슨할 틈 없이, 진지한 승부가 오갔다. 한여름 더위를 식혀줄 만큼 파이어볼러들의 시원시원한 투구가 이어졌다. 나눔 올스타의 선발 코디 폰세(한화)는 시속 최고 156㎞를 마크하며 괴력 넘치는 투구로 포문을 활짝 열었다.
고졸 신인으로 올스타전에 초대받은 막내들도 거들었다. 배찬승(삼성)은 3회 말을 퍼펙트로 막았고, 최고 구속은 154㎞에 달했다. 김영우(LG)는 5회 초 17개의 공을 던져 무실점을 기록, 직구는 평균 153㎞, 최고 157㎞를 찍었다.
독수리 군단 에이스가 막을 열고, 클로저가 매조졌다. 9회 초 등판해 세이브를 기록한 김서현(한화)은 평균 152㎞, 최고 155㎞의 강속구를 선보였다.

타자들의 활약도 만만치 않았다. 호쾌한 홈런포가 승패를 갈랐다. ‘미스터 올스타’ 박동원은 3점 차(4-1)로 달아나는 투런 아치를 그려 나눔 올스타에 승기를 가져다 줬다.
드림 올스타의 안현민(KT)과 나눔 올스타 김태군(KIA)도 각각 솔로포를 신고, 불꽃 튀는 타격전을 완성했다. 결과는 나눔의 8-6 승리였다. 주말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야구 팬들과 10개 구단 선수단이 함께 어우러진, 말 그대로 ‘별들의 대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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