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더 좋아질 거란 확신이 든다.”
프로야구 롯데의 전반기는 ‘반전’이었다. 89경기서 47승3무39패(승률 0.547)를 기록, 단독 3위에 자리했다. 롯데가 전반기를 톱3로 마친 것은 2012년 이후 13년 만이다. 10개 구단 체제(2015시즌)로 전환된 이후로는 처음이다. 김태형 감독이 처음 롯데 지휘봉을 들었던 지난 시즌(전반기 8위·35승3무42패)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12승이 더해졌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전반기 동안 정말 잘해줬다. 전체적으로 선수층이 두꺼워졌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전반기 내내 부상 악재가 끊이질 않았던 것을 떠올리면 더욱 놀랍다. 지난 시즌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윤고나황손(윤동희, 고승민, 나승엽, 황성빈, 손호영)만 하더라도 돌아가면서 자리를 비웠다. 전민재, 장두성, 이호준 등도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한 템포 쉬어갔다. 대신 새로운 얼굴이 계속 나타났다. 공백을 메우며 활기를 불어넣었다. 김 감독은 “감독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한꺼번에 많은 선수가 다친 것은 처음”이라면서 “대체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설명했다.

사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들의 평가는 그리 밝지 않았다. 객관적 전력 측면서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겨울 스토브리그서도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두산과의 2대 3 트레이드를 실시한 것 정도가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외야수 김민석과 추재현, 투수 최우인을 내주고 투수 정철원과 내야수 전민재를 영입했다. 소위 대박이 났다. 정철원은 필승조 한 축을 맡아 전반기에만 20홀드를 작성했다. 전민재 역시 주전 유격수로 3할 타율(0.304·10위)을 자랑했다.
힘겨웠던 전반기, 잘 버텨낸 만큼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8년 만에 가을야구를 꿈꾼다. 2017시즌 당시 롯데는 정규리그 3위를 마크, 포스트시즌(PS) 무대를 밟았다. 복귀 시동을 거는 자원도 꽤 많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던 윤동희가 대표적이다. 최근 재검진을 통해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퓨처스(2군)리그 경기도 소화했다. 손호영도 곧 1군에 올라올 예정이다. 김 감독은 “앞으로 팀이 더 좋아질 거란 확신이 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물론 긴장의 끈을 놓을 순 없다. 후반기엔 좀 더 치열한 순위다툼이 펼쳐질 터. 순위표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촘촘하다. 3위에 자리하곤 있지만, 8위 삼성(43승1무44패)과 4.5경기 차다. 무엇보다 첫 단추를 잘 꾀는 것이 중요하다. 공교롭게도 첫 시리즈를 4연전으로, 그것도 2위 LG와 치른다. 상대 전적서 3승1무4패로 열세다. 두 팀은 올 시즌 매 경기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승부를 벌였다. 만약 롯데가 우위를 점한다면 후반기 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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