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하나의 시즌이 저물어가는 지금, 모두의 눈이 ‘오리무중’ 타이틀 경쟁으로 향한다.
‘D-26’.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5시즌 최종전인 대보 하우스디 챔피언십 종료까지의 디데이다. 여자골프가 맞이할 겨울 방학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것. 1년간 준비된 31개 대회 중 벌써 27개가 마침표를 찍었다. 잔여 대회는 이제 단 4개다.
시선은 당연히 타이틀 홀더 향방에 꽂힌다. 굵직한 3개의 왕좌, 대상포인트·다승·상금 부문에서 웃을 선수가 각각 누구일지가 핵심이다. 하지만 시즌이 끝물임에도 최종 승자는 함부로 예측할 수 없다. 유력 후보들이 저마다 손을 들며 고지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즌의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대상 수상자, 지금은 유현조가 가장 가깝다. 대상포인트 624점을 모아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우승 트로피는 하나(9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뿐이지만, 3번의 준우승을 비롯해 올 시즌 가장 많은 17번의 톱10 피니시(25개 대회 출전)를 써내는 꾸준함으로 포인트를 차곡차곡 모았다.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직전 대회 K-FOOD 놀부·화미 마스터즈 초대 우승자로 거듭난 홍정민(524점)이 단숨에 80점을 얹어 100점 차로 추격한다. 유현조는 이 대회에서 공동 4위로 선전해 36포인트를 챙기긴 했지만, 한 번에 50점 가까운 차이가 줄었다. 490점을 모아둔 3위 방신실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려 막판 반전을 겨냥한다. 잔여 대회 결과에 따라 펼쳐질 수 있는 극적인 역전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금왕은 최고의 격전지로 꼽힌다. 벌써 4명의 선수가 시즌 상금 1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1위 홍정민(12억9401만6667원)을 필두로 노승희(12억8735만9754원), 유현조(12억816만9148원), 방신실(11억942만1420원)이 뒤를 잇는 중이다. 각각의 격차를 보면, 이보다 오밀조밀할 수 없다. 시즌 최종전까지 베일이 걷히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
심지어 5위에 위치한 이예원(9억6726만1436원)도 10억원 돌파를 바라보는 중이다. KLPGA 투어는 지난해 최초로 역대 최다 4명의 ‘10억 클럽’ 가입자를 배출했다. 2023시즌 상금왕(당시 14억2481만7530원)에 빛나는 이예원까지 합세한다면, 올 시즌 상금왕 경쟁은 역대급 돈잔치로 기록될 예정이다.


마지막 전장, 다승 부문도 불꽃이 튄다. 시즌 3승을 올린 3명의 선수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당초 개막 두 달 만에 3승을 쌓았던 이예원의 기세가 뜨거웠지만, 이후 5달 가까이 우승권에 근접하지 못하면서 레이스가 혼전 양상을 띄게 됐다.
방신실이 지난 9월 OK저축은행 읏맨 오픈 우승으로 3번째 트로피를 챙겨 판을 흔들었다. 이어 홍정민이 직전 대회 우승으로 3승 대열에 합류했다. 잔여 대회에서 4승을 확보한다면 최소 공동 다승 1위 확보가 유력한 상황이다. 그 영광에 닿기 위한 치열한 전쟁을 주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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