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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4] 모든 걸 쏟아 부은 84구…SSG의 캡틴, 김광현입니다

입력 : 2025-10-14 20:39:51 수정 : 2025-10-14 20: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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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SG랜더스 제공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공 하나하나에 ‘캡틴’의 간절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김광현(SSG)이 역투를 선보였다.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PS)’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4차전서 선발투수로 나섰다. 5이닝 1피안타 3볼넷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직구 그리고 자신의 주 무기인 슬라이더를 중심으로 커브, 체인지업 등을 섞었다. 총 투구 수는 84개. 주어진 임무를 훌륭히 수행한 김광현은 바통을 노경은에게로 건넸다.

 

벼랑 끝에 서 있는 SSG다. 이날 전까지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밀렸다. 1차전을 내준 뒤 2차전서 김성욱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를 맛봤다. 3차전서 고배를 마시며 위기에 봉착했다. 이제 한 경기만 더 내주면 SSG는 그대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된다.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일 터. 이숭용 SSG 감독은 “(김)광현이를 4차전 선발로 내정했던 게, 신의 한 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어려울 때마다 딛고 일어났으니 이번에도 잘해줄 거라 생각한다”고 신뢰를 전했다.

 

사진=SSG랜더스 제공

 

뒤를 돌아볼 여유 따윈 없다. 긴 이닝까진 아니더라도, 초반 기세서 밀리지 않는 게 중요했다. 시작부터 전력으로 임했다. 1회부터 150㎞가 찍혔다. 이날 김광현의 최고 구속이기도 하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을 때마다 포효했다. 몰입도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웠다. 이날 5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개인 PS 통산 탈삼진 숫자를 103개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 이 부문 최다 타이 기록이다. 선동열(해태·103 탈삼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옥에 티는 있다. 단 한 번의 위기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3회 말이다. 선두타자 류지혁을 좌익수 방면 뜬공으로 잡아낸 뒤였다. 갑작스레 볼이 많아졌다. 아슬아슬하게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을 빗겨갔다. 강민호와 전병우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나비효과가 됐다. 김지찬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선취점을 뺏겼다. 표정에서 아쉬움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했다. 김성윤에게 땅볼을 유도한 후 구자욱에게 한 번 더 볼넷을 허용했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김광현은 SSG 대표하는 에이스다. 특히 올 시즌엔 주장 완장까지 찼다. 다만, 김광현 또한 어느덧 30대 후반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시즌 중반부터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았다. 기복이 커졌다. 정규 시즌 최종전이었던 4일 창원 NC전에선 5이닝 7실점(6자책)으로 흔들리기도 했다. 준PO 선발 로테이션서 뒤쪽으로 배치된 이유다. 김광현은 김광현이었다. 승패를 떠나, 가장 중요한 경기서 김광현다운 피칭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그것만으로도 울림을 주기엔 충분했다.

 

사진=SSG랜더스 제공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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