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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완전체 미리보기…2026년 봄, 방탄소년단이 온다

입력 : 2025-11-02 11:12:17 수정 : 2025-11-03 18: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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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인천문학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진의 팬콘서트 #RUNSEOKJIN 무대에 오른 제이홉, 진, 정국(왼쪽부터). 빅히트 뮤직 제공

3년을 가득 채운 공백기에도 방탄소년단과 아미(팬덤명)의 끈끈한 유대감은 여전했다. 맏형 진이 이끈 참여형 팬콘서트, 여기에 멤버들의 든든한 지원사격은 완전체 컴백을 향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지난달 1일 인천문학경기장 주경기장에서 방탄소년단 진의 팬콘서트 ‘#달려라 석진’ 앙코르(#RUNSEOKJIN_EP.TOUR_ENCORE) 공연이 막을 내렸다. 

지난달 31일 인천문학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진의 팬콘서트 #RUNSEOKJIN. 빅히트 뮤직 제공

공연은 진의 자체 예능 ‘달려라 석진’의 세계관을 확장한 스핀오프 형식으로 구성됐다. 무대 시작점에서 버저비터를 누르며 “도전”을 외친 진은 공연명 ‘달려라 석진(#RUNSEOKJIN)’의 콘셉트를 제대로 살려 오프닝 무대를 꾸몄다. 무대 우측에 등장해 주경기장 육상 트랙을 달리며 첫 솔로 앨범 ‘해피(Happy)’의 타이틀곡 ‘러닝 와일드(Running Wild)’와 ‘아이 윌 비 데어(I'll Be There)’를 열창했다. 

 

공연은 ‘진의 도전’이라는 콘셉트 아래 아미와 함께 완성하는 참여형으로 꾸며졌다. 숨을 고르는 짧은 시간에는 전광판에 스톱워치가 등장해 쫄깃한 긴장감을 줬다. 관객의 동작을 보고 단어를 맞추는 텔레파시 게임 ‘통해라 아미’를 거쳐 다음 무대의 의상이 정해졌고, ‘불러라 아미’ 코너에서는 관객의 떼창을 듣고 정답을 맞추며 미션을 이어나갔다. 관객들은 “도전”과 “김석진”을 연호하며 진의 유쾌한 도전을 함께했다. 

지난달 31일 인천문학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진의 팬콘서트 #RUNSEOKJIN. 빅히트 뮤직 제공

진은 “마지막 도시였던 암스테르담 공연이 2달 전이었다. 아쉬움이 남아 제대로 피날레를 장식하기 위해 앵콜 공연을 준비했다”며 “많은 아미를 모시고 싶어서 큰 공연장으로 왔다. 야외 공연장이라 쌀쌀할 수 있지만 금방 따듯하게 만들어드리겠다”고 인사했다. 

 

오프닝 동안 ‘달리는 석진’은 지난 3개월간 달려온 도시들의 피니시 테이프를 끊었다. 진은 “인천에서의 피니시 테이프는 이곳에 와주신 아미와 함께 끊을 테니 끝까지 함께 달려보자”고 외쳤다. “모든 순간은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이라는 진의 말에 이어 “달려라”를 외치자, 관객들은 “석진”을 화답하며 함께 공연을 만들었다.

 

마지막 공연답게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의리있는 지원사격이 빛났다. 올여름 제이홉의 단독 콘서트에 깜짝 게스트로 올랐던 진에게 보답하듯 제이홉이 정국과 함께 등장해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월드스타 제이홉과 정국이지만 진에겐 귀여운 동생들이었다. ‘슈퍼 참치’ 무대에 댄서로 깜짝 등장한 제이홉과 정국은 생동감 넘치는 ‘슈퍼참치’ 안무를 소화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지난달 31일 인천문학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진의 팬콘서트 #RUNSEOKJIN에서 솔로 무대에 오른 제이홉. 빅히트 뮤직 제공
지난달 31일 인천문학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진의 팬콘서트 #RUNSEOKJIN에서 게스트로 무대에 오른 정국. 빅히트 뮤직 제공

오랜만에 오르는 대형 공연장, 독특한 콘셉트의 팬콘서트에 두 멤버도 감동을 표현했다. 제이홉과 정국은 ‘슈퍼참치’에 이어 각각 솔로곡 ‘킬린 잇 걸(Killin’ It Girl)’과 ‘스탠딩 넥스트 투 유(Standing Next to You)’ 무대를 선보였다.

 

게스트들도 공연의 콘셉트를 지키며 “도전”을 외치고 무대를 시작했다. 먼저 솔로 무대를 준비한 제이홉은 “공연을 정말 오랜만에 해서 굉장히 떨린다. 진이 내 마지막 파이널 공연을 나와줬기 때문에, 나도 나오는 게 예의이자 도리라고 생각했다. 덕분에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여러분들 앞에서 무대를 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1일 인천문학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진의 팬콘서트 #RUNSEOKJIN 무대에 오른 진, 뷔, 지민(왼쪽부터). 빅히트 뮤직 제공

길었던 군백기, 이어진 컴백 준비 기간으로 공연을 향한 아미의 갈증이 커지고 있다. 일찌감치 군 복무를 마치고 솔로 활동으로 아미와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진의 행보에 멤버들은 진심을 담아 감사를 전했다. 현장에는 외국인 관객들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마치 게임 속 세계관을 실제로 풀어낸 듯 관객들이 신나게 게임을 즐기는 모습에 정국은 “팬을 이렇게 챙겨주는 콘서트는 처음이다. 아마 여러분이 너무 행복해 보인다. 형이 최고다”라고 추켜세웠다. 1일에는 뷔와 지민이 게스트로 무대에 올라 기존의 곡에 ‘봄날’을 추가해 무대를 꾸몄다.  

 

바쁜 일정 탓에 리허설도 없이 무대에서 처음 합을 맞춰본 멤버들이다. 비록 완벽한 무대, 완벽한 합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완전체 컴백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을 위해 준비된 특별한 팬서비스였다. 진은 “더 멋진 무대로 찾아오겠다”는 약속으로 완전체 컴백을 기약했다.

 

다만 2주 남짓 남겨두고 공지된 티켓팅, 컴백 준비와 병행한 공연 준비가 팬에게도, 가수에게도 벅찼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데뷔 13년 차 방탄소년단과 팬덤 아미의 끈끈한 의리는 여전했다. 피아노 연주로 ‘전하지 못한 진심’을 가창한 진이 무대를 마치고 “감사하고 죄송하다. 더 완벽하고 멋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살짝 부족했던 것 같다”고 실수를 고백하자 아미는 “완벽해”를 연호하며 힘을 실어줬다.

 

내년 봄 컴백을 공식화한 방탄소년단은 지난여름 미국으로 넘어가 앨범 준비를 시작했다. 멤버들은 솔로 활동과 투어, 각종 행사에 참석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진은 “으쌰으쌰 (준비)하던 게 어제를 마지막으로 끝났다. 그래서 공연 준비할 시간이 없었는데, 멤버들이 챙겨줘서 고맙다”고 말했고, 이틀 차 공연에서 뷔는 객석을 바라보며 “이 풍경을 너무 많이 보고 싶었다. 일곱 명이 함께 서 있는 모습을 상상하니 갑자기 감동이 밀려온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달 31일 인천문학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진의 팬콘서트 #RUNSEOKJIN. 빅히트 뮤직 제공

앵콜 무대에서 진은 열기구에 올라 넓은 높은 객석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진은 이날 공연을 통해 지금까지 발표했던 솔로곡을 빠짐없이 선보였다. 진은 “처음 투어를 준비하며 걱정도 많았는데, 도전이 계속될수록 긴장이 사라지더라. 공연이 나를 더 성장하게 해줬다”고 돌아보며 “무대를 완성한 건 아미의 목소리 덕분”이라고 감사 인사했다. 

 

지난 6월 고양에서 시작된 팬콘서트 ‘#RUNSEOKJIN’은 전 세계 9개 도시 18회 공연으로 이어졌다. 한·일 공연 전 회차 매진에 이어 한국 솔로 가수로 영국 런던 O2 아레나 첫 입성에 성공했다. 미국 애너하임 혼다 센터에서는 한국 가수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했고, 한국 솔로 가수 중 처음으로 댈러스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 전석을 매진시키는 등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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