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읽으며 '수아'에 빠져들어
장애우들 만나며 인간적으로도 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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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하늘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
“일단 작품 자체가 제겐 남달라요. 아무래도 그냥 이 작품 선택할 때부터 시나리오도 정말 재밌었지만 수아라는 캐릭터가 제일 중요했죠. 단순히 하고 싶다를 떠나 이 캐릭터는 ‘감히’라는 단어가 떠올랐죠. 매력이 있으니 욕심도 생겼고 궁금함도 남달랐어요. 기대도 있었고요.”
김하늘은 이번 캐릭터를 위해 시각장애 체험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각장애인들을 만났다. 그러면서 또 하나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 동안 김하늘은 한 없이 망가지는 캐릭터에서 비련의 여주인공 등 다양한 연기 영역에 도전,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좀 더 인간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게 김하늘의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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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하늘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
사실 이미지가 중요시되는 여배우에게 장애를 지닌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 자체가 장애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에서 김하늘은 전혀 이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작품이나 캐릭터에 그 만큼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미지요? 아! 전 거의 의식하지 못했네요. 그런 부분은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물론, 제가 연기하는 수아를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고민하긴 했어요. 하지만 그 때도 그렇고 지금도 잊어버렸어요. 작품이나 캐릭터가 좋았을 뿐인 걸요.”
이 영화는 스릴러 장르다.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이 탄탄한 스토리에 고스란히 녹아들고 있다. 더구나 설정 자체도 흥미롭기 그지없다. 시각장애인이 살인사건의 목격자라는 아이러니가 호기심을 느끼게 만드는 주요 장치다. 이야기만 잘 풀어낸다면 훌륭한 스릴러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시각장애인은 아니지만 수아와는 다르게 이 사건을 목격했다고 주장하는 인물도 등장한다. 바로 유승호가 연기한 기섭이다. 물론, 영화의 주인공은 수아다.
“유승호는 배우이면서 후배인데 연하남과의 연기를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전 똑같아요. 이 친구의 분위기가 다르긴 해요. 워낙 평소에 무뚝뚝한 친구라서 나중에야 친해졌죠. 주인공으로서의 부담감이요? 저는 늘 부담을 느껴요. 하지만 이번에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긴 했어요. 일단 제가 너무 많이 나오니까요. (웃음)”
스스로 요즘 들어 많이 바뀐 걸 느낀다는 김하늘. 여러 톱스타 남자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다양한 작품에서 역시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준 그가 이번에는 그야말로 제대로 ‘작품복’을 만난 느낌이었다.
글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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