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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길 기자의 G-세상 바로보기]게임계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동참해야

입력 : 2009-07-10 17:39:25 수정 : 2009-07-10 17: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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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개인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국가 최고통수권자의 이런 모습은 전세계를 통틀어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하니, 그 가치면에서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이른바 사회 지도층의 책무를 일컫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기업들도 많습니다. 사회에서 소비자들 덕분에 돈을 벌었으니 일정 부분 되돌려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이치겠죠.

 그런데 최근 이같은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 하나가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자신의 회사를 수천억원에 매각한 게임업체 창업자와 관련된 일화입니다.

 이 인사는 어마어마한 현금을 쥐게 되자, 갑자기 도미(渡美)해 음악으로 유명한 미국 서부 모 대학에 입학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그는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악기를 구입하고 전문가로부터 레슨비로도 비슷한 금액을 거리낌없이 사용했다는데요. 별다른 음악적 소질은 없었지만 ‘꿈’을 이루겠다는 야심에서였다고 합니다.
 
 앞서 800여억원을 들여 서울 강남 금싸라기 땅에 건물을 매입한 것을 비롯해 그를 믿고 따랐던 임직원들에게 수십억원을 흔쾌히 쏟아부은 전력도 있지만, 이 인사가 사회공헌에 사용한 돈은 한푼도 없었다고 하니 궁극적으로 게임업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달갑지 않을 법도 합니다. 그가 만든 게임을 즐겨본 수십만명의 유저와, 그리고 이들이 살아가는 사회에 ‘감사 헌금’을 전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현실은 많은 것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이 인사뿐만 아닙니다. 국내 굴지의 게임기업을 이끄는 창업자 중에는 주식부자로 올랐지만 “매매가 자유롭지 않은 주식일 뿐, 실제 소유한 재산은 별로 없다”라거나, 장막 속에 몸을 숨긴 채 바깥세상으로부터 거리를 두며 “사회공헌은 회사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며 추파를 던지는 사례도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국내 게임업계에서 딱히 사회공헌에 힘을 싣는다고 자부할 기업이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겨울철에는 김장봉사, 어린이날에는 병원방문 같은 고작 이런 활동을 두고 사회공헌의 전부인양 자화자찬할 뿐입니다.

 쥐꼬리만한 공헌 활동과는 대조적으로, 요즘 게임업계는 큰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분기마다 매출 경신은 물론, 게임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도 실시간 개선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곳저곳 눈치 보지 않고 넉넉하게 사회에 기부할 수 있는 창업자들의 혜안(慧眼)이 절실합니다. 국민에게 제대로 대우받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사회와 호흡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커진 덩치만큼 사회에 기여하는 규모도 비례해야 합니다. 조잡스러운 생색내기가 아닌 ‘통큰’ 기여가 필요합니다.

 대통령의 솔선수범을 계기로, 게임업계만큼은 기부와 담쌓는 ‘부끄러운 부자’가 없길 바라봅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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