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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모하임 대표 인터뷰 “블리자드엔 특별한 세가지가 있다”

입력 : 2010-11-11 17:08:58 수정 : 2010-11-11 17: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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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UCLA(캘리포니아주립대) 동창생 3명이 달랑 컴퓨터 2대만 갖고 사업가로서 드높은 꿈을 세운다. 마냥 컴퓨터가 좋아서, 이것으로 흥미로운 무언가 만들 수 없을까라는 생각은 매일 이들의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금력이 풍부한 것도 아니었다. 

멤버 중 한 명이 할머니로부터 밀린 1만5000달러가 고작이었을 뿐. 지금 돌이켜봐도 게임 만들기를 참 잘했다고 하는 이들은 바로 세계 최고의 게임기업 블리자드를 창업한 마이크 모하임과 앨런 애드햄, 프랭크 피어스 등 3인이다. 할머니로부터 돈을 빌린 이는 마이크 모하임 현 블리자드 대표다. 그는 아직도 자신의 집무실 한 켠에 1만5000달러 수표를 걸어놓고 있다. 이처럼 조촐하게 블리자드라는 회사가 탄생했다. 창업 당시에는 실리콘 앤드 시냅스(Silicon & Synapse)라는 이름이었고 1994년 지금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이 바뀌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블리자드는 게임, 이 가운데 PC와 온라인 게임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인지할 만큼 브랜드 파워 1위 게임기업으로 성장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디아블로’에다 e스포츠로 한국과 연인이 깊은 ‘스타크래프트’ 시리즈까지, 블리자드는 브랜드를 담보해줄 막강한 인기 라인업을 자랑한다. 작품 하나를 성공시키기도 힘든 게임시장에서 줄곳 연타석 홈런을 날리는 비결은 뭘까? 스포츠월드는 창간 5주년을 맞아 마이크 모하임 대표를 미국에서 만나 스토리를 들어봤다.

게임산업에는 흔히 사람이 곧 재산이란 도식이 성립한다. 굴뚝 공장도 사통팔달(四通八達) 유통망도 특출나게 필요없다. 특히 게임산업이 온라인과 만나면서 사람에 대한 투자는 게임기업이 회사를 꾸리는 전부가 됐다.

- 블리자드가 말하는 ‘인재’의 명제는?

“바로 임직원 스스로 지니는 자부심이 필수다. 블리자드 임직원들은 회사와 자신이 만든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 막강하다. 유저들에게 재미를 제공해야 한다는 책임감 또한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유저들의 충성도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

- 그렇다면 무엇이 개발자들을 최고로 만드나?

“개발자는 늘 창의적이고 틀 밖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개발자를 최고로 만드는 기반은 기능적인 전문성(프로그래밍 또는 아트 아니면 디자인 능력)과 좋은 판단력의 조합에서 나온다. 각 개발자들은 그들이 기여하는 바가 전반적인 게임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끄느냐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이해해야 한다. 게임에 대한 열정도 매우 중요하다. 개발자들에게 유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는 통찰력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 사람이 재산인 게임 회사가 성공하려면?

“열정과 반복을 들 수 있다. 블리자드의 게임은 지속적인 테스트 및 건설적인 비판을 주고 받으면서 수정·보완 작업을 거친다. 이에 앞서, 개발자가 스스로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 개발자부터 게임에 자부심을 가져야 더 나은 게임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또한 유저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갈고 닦아야 한다.”

지난 10월 어느날 새벽 5시 무렵 한국 블리자드 서비스 센터에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가 걸려왔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아이템 카드 번호가 입력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담당자는 당황해하는 유저의 흥분을 가라앉히며 하나씩 일일이 설명했고 “이제 된다”는 유저의 대답에도 다시 한번 단계를 짚어봤다고 한다. 감동받은 유저는 칭찬해주고 싶다며 본지에 제보했다.

- 블리자드에 블리저즈(블리자드 마니아)란?

“우리는 직접 얼굴을 마주하며 플레이어들과 함께 개인적으로 소통하고, 개발자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이에 매년 블리즈컨 행사를 개최하는데, 블리저즈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보여주는 블리자드만의 방식이다. 새로운 게임을 접하고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가장 열정적인 플레이어들로부터 직접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 한국에서도 블리즈컨 같은 행사를 준비하려는데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이런 행사에서 플레이어들이 중심에 서고, 이들을 위한다는 당위성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유저들에게 재미있고 의미있는 이벤트를 열어주고 그들을 가장 우선 고려하는 것이다.”

- 게임과 유저를 넘어 사회와 호흡하는지

“세계적인 사회재단인 ‘메이크어위시’(Make-a-Wish)를 통해 난치병 어린이들을 돕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국장학재단에 6억원을 기부해 3년간 게임 및 IT업계, 그리고 은퇴한 프로게이머들의 학업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블리즈컨2010’에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서버를 판매해 기부하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 임직원들과 대화는 어떻게?

“개발자 출신이다보니 과거부터 업무에 직접 많이 참여를 해 왔지만, 임직원들이 기술 혁신에 뛰어나고 최신 교육을 받은 젊은 실력자들이기에 자신감 있게 대표와 대화하는 것 같다. 우리 회사 개발자들은 정말 뛰어난 실력자들이다(웃음). 이같은 믿음과 신뢰, 지원이 선순환 되고 있다. 요즘 직원들과 만나면 대화의 중심이 12월 9일 출시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세번째 확장팩 ‘대격변’이다.”

최고 수장인 마이크 모하임 대표부터 ‘지한파’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이는 한글 명함으로도 증명된다. 굴림체로 한글 이름이 새겨져 있고, 전화와 팩스라는 글자 역시 마찬가지다. 모하임 대표는 늘 한국을 ‘e스포츠의 수도’라고 칭한다.

- 한국 유저와 게임에 대해

“게임을 하는데 있어서 매우 뛰어난 실력과 열정을 소유한 유저라고 생각한다. 한국 게임기업들은 매우 독창적이며 세계 시장에서 선두에 있다고 본다.”

- 한국을 얼마나 자주 방문하는지

“매달 또는 두 달에 한번 정도 해외 시장을 방문한다. 한국은 일년에 2∼3번 정도 찾아가서, 4∼5일 가량 머물다 돌아온다. 한국 지사에 근무하는 직원들과 교류하고 한국 시장의 사업을 점검하는 일이 무척 중요하다. 지사 직원 한명, 한명이 소중하기에 직접 생각을 듣기 위해 방한한다.”

- 요즘 한국 시장 내 저작권 이슈?

“창의적인 콘텐츠를 개발하는 회사는 엄청난 인적·물적 자원을 투자해서 만든 작품을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이를 통해 유저들에게도 질적으로 보장된 재미를 제공할 수 있다. 블리자드의 지적 재산권이 보호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스타크래프트’ 지적저작권 관련 협상에서 더 이상의 진전을 만들지 못했다는 게 실망스럽다. 처음에는 이 협상이 소송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협상 대상에 우리의 파트너사인 곰TV와 합의할 많은 시간과 안내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합의도 없이 계속 방송하는 것에 실망했다.”

애너하임(미국)=김수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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