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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엿보기] 홍성흔의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

입력 : 2011-04-06 19:45:32 수정 : 2011-04-06 19:4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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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외야수 골든글러브 후보가 나타났네.” “오늘은 지명타자입니다.”

6일 삼성­-롯데전을 앞둔 대구구장. 1루쪽 롯데 더그아웃에서 올시즌부터 좌익수로 변신한 홍성흔이 지나가며 나눈 대화다. 그러자 양승호 롯데 감독이 “(홍)성흔이 목표가 올시즌에는 외야수 골든글러브, 내년에는 내야수 골든글러브 입니다”라고 한마디 거들었다. 주위에서 “에이∼”라는 반응이 나오자 양감독은 “왜, 1루수는 돼잖아?”라고 말했다가 곧 정색을 하고 “성흔이는 팔이 말려서 1루수는 안됩니다”라고 덧붙였다.

원래 국가대표 포수 출신인 홍성흔은 2001년과 2004년 포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고,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지명타자 부문을 3연패했다. 홍성흔이 올시즌 외야수 황금장갑을 품에 안고, 내야수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하면 투수부문을 제외하고 야수로서는 골든글러브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그런데 홍성흔이 포수 마스크를 쓰지 못하고 지명타자를 거쳐 외야수로 변신한 데는 이유가 있다. 10∼20m 정도의 짧은 거리에서 정확한 송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팔이 꼬인다’, 또는 ‘팔이 말린다’는 것으로 실제로 투수가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꽂아넣지 못하는 것을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홍성흔은 지난 2008년 시즌이 끝난 뒤 FA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이후 외야 훈련은 물론, 1루수 훈련도 했다. 그러나 홈에 정확한 송구를 하지 못해 결국 1루수를 포기했다.

양승호 감독은 “내가 두산 코치 시절이던 무렵부터 성흔이가 그런 증상을 보였다. 2루나 3루 송구는 되는데, 투수에게 공을 제대로 던져주지 못해 몇걸음 다가서 밑으로 공을 토스해 주곤 했다”고 설명했다. 홍성흔은 “2006년부터 그런 증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느 샌가 공을 던지기가 무서워졌다”며 “심리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곁에 있던 조성환은 “그러니까 정신이 신체를 지배한다는 말이 맞아”라고 공감을 표시했다.

양승호 감독은 “사람 몸은 참 희한하다. 성흔이도 외야에서는 송구가 되는데 가까운 거리는 안된다”며 “성흔이가 1루수도 되면 좋긴 하지만 이대호 뒤에 박종윤이 있으니까 괜찮다”고 설명했다. 성격이 긍정적인 홍성흔은 “언젠가는 팔이 풀리겠죠. 그때는 내야수 골든글러브도 노려보겠습니다”라며 웃었다. 

대구=이준성 기자 osae@sportsworldi.com

<통합뉴스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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