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광구’는 제주도 남쪽 해역에 실존했던 석유 시추 후보 장소를 일컫는다. 영화는 이 곳에서 석유를 찾고 있는 시추선 이클립스 호를 배경으로 난데없이 나타난 괴물과의 사투를 그린다. 하지원은 이클립스 호의 해저 장비 매니저 차해준을 연기했다. 석유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인물로 괴물과의 대결신에서는 할리우드 영화 ‘에일리언’의 주인공 시고니 위버 못지 않은 전투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숨막히는 사투는 ‘7광구’의 백미다. 물론, CG로 만든 괴물은 실제 촬영 현장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사투 장면의 대부분에 등장하는 하지원은 그야말로 국내와 국외를 통틀어 최고의 액션 여배우임을 느끼게 만들어준다. 이번 캐릭터를 위해 하지원은 스킨스쿠버와 오토바이까지 직접 배우는 열정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근육질의 몸을 만들기 위한 운동에도 매진했다.
“약해 보이면 안되니까요. 작은 체구지만 멋있게 보여야 했어요. 책임감이 컸죠. 물론, 갖가지 액션 신 때문에 매일 모두들 다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기도 했죠. 영화에서 남자친구인 오지호씨와 오토바이 경주를 시추선 안에서 벌이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 장면이 해준의 캐릭터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신이었어요. 그래서 오토바이에 조금 더 친숙해지기 위해서 면허를 따로 땄죠. 스쿠버도 마찬가지에요. 해준은 바다에서 자란 인물이니 바다와 친해야 하잖아요.”
3D 아이맥스로 제작된 ‘7광구’는 한국영화 사상 첫 시도된 블록버스터다. 배우들도 CG로 제작될(?) 괴물을 상상하면서 연기를 해야 했다. 물론, 배우들의 시선을 통일 시키기 위해서 괴물로 분장한 가공의 그린맨이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원을 비롯한 배우들은 바로 이 그린맨을 보면서 사투를 벌이는 장면들을 촬영했다. 그래도 영화에서 하지원은 매끈한 여전사로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면서 괴물을 상대로 피 튀기는 전투를 치른다. 여배우로서는 다소 거칠어 보인다.
“전 사실 칼을 쥐고 상대방에게 겨누는 게 너무나도 좋아요. 사실 이번 작품은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부터인 시놉시스 단계에서부터 하고 싶었어요. 괴생명체와의 사투는 그야말로 너무나 멋졌죠. 덕분에 많이 구르긴 했지만요.”
하지원은 요 근래 단 한 차례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7광구’ 촬영 이후 곧바로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합류했고 현재도 남북 탁구 단일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코리아’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시크릿 가든’에서 여성 액션 스턴트맨 길라임을 연기한 하지원은 ‘7광구’로 아예 ‘하젤리나 졸리’란 별명마저 생겼다. 이 별명에는 액션 여전사뿐만 아니라 쉼없이 연기 열정을 불사르는 모습도 포함된 듯 하다.
글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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