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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말랐던 두 글자…염경엽 감독이 '우승'을 품었다

입력 : 2023-10-03 22:00:00 수정 : 2023-10-04 05: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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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정말, 고맙습니다!”

 

프로야구 LG가 왕좌에 올랐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가 없던 3일. 2위 KT와 3위 NC가 모두 패하면서 마지막 남은 매직넘버를 지웠다. 시즌 성적 82승2무51패(승률 0.617)를 마크, 남은 9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1위를 확정했다. 비록 홈에서 팬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하진 못했지만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순간이다. 원정경기를 위해 이동 중이었던 LG 선수단은 버스 안에서 환호성을 질렀다. 공식 샴페인은 4일 부산 롯데전을 마친 뒤 터트릴 예정이다.

 

◆ 우승 갈증, 마침내 풀었다

 

우승을 향한 갈증이 컸다. LG가 단일리그 기준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건 1994년 이후 처음이다. 무려 29년이 걸렸다. 당시 LG는 한국시리즈(KS)까지 제패하며 통합우승을 노래했다. KS 무대를 밟는 것은 2002년 이후 21년 만이다. 그만큼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3~2012년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등 암흑기를 겪기도 했다. 한때 DTD(내려갈 팀은 내려간다·Down team is down)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했다. 자존심이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사령탑 교체가 출발이다. 염경엽 감독을 선임했다. 그 누구보다 우승이라는 두 글자가 간절한 인물이었다. 지도자로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염 감독이지만 유독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SK 단장 시절이었던 2018년 KS 우승을 경험한 것이 유일하다. 사령탑으로는 정규리그 우승도, KS 우승도 전무했다. 부임 당시 “선수, 단장으로는 우승을 경험해봤다. 감독 입장에서 우승하는 것이 마지막 꿈”이라고 말한 배경이다.

 

사진=뉴시스

 

◆ 끝없는 고민과 연구, 더 강해졌다

 

야구는 144경기 장기 레이스다. 곳곳에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염 감독은 매 순간 고민하고 연구했다. 지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위기도 있었다. 시즌 초반 LG표 필승카드 고우석, 정우영, 이정용 등이 부진에 빠진 것이 대표적이다. 좌절하지 않았다. 박명근, 유영찬, 백승현 등 ‘새 얼굴’을 발굴해내며 오히려 선수층을 단단히 다졌다. 올해 LG의 새 무기가 된 뛰는 야구도 마찬가지. 시행착오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확실히 자리매김 시켰다.

 

결과적으로 LG는 투타 모두에서 최강 전력을 구축했다. 팀 평균자책점(3.68) 1위, 팀 타율(0.281) 1위에 자리했다. 외인 타자, 주전 2루수 등 해묵은 난제들도 말끔히 해결했다. 단순히 올 시즌뿐 아니라 다 강한 팀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눈부신 성과 앞에서 수장은 주변을 먼저 돌아봤다. 열렬히 응원해준 팬들을 비롯해 선수단, 코칭스태프, 프런트의 얼굴은 하나하나 떠올렸다. 염 감독은 “페넌트레이스 우승 감독으로 만들어줘 고맙다”고 표했다.

 

◆ 하나로 똘똘 뭉쳐, 마지막까지 달린다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 이제 막 첫 번째 목표를 달성했을 뿐이다. 중요한 KS가 남아 있다. 남은 기간 휴식과 훈련을 적절히 가져가며 재정비에 들어간다. 이미 준비모드에 들어갔다. 염 감독은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 선수들과 공유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주장 (오)지환이부터 (김)현수, (김)진성이, (임)찬규 등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하나로 똘똘 뭉쳤기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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