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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조화로 살길 찾는 트로트 시장] ‘송가인·임영웅→정서주’ 선배들 유산 잇는 후배들

입력 : 2025-03-11 07:00:00 수정 : 2025-03-11 09: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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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사진=물고기뮤직

 

트로트는 올드하다는 편견을 깨는 후배 가수들의 영리한 변주가 눈길을 끈다. 자신만의 색깔로 트로트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은 물론이고 명곡의 재해석 등으로 대선배들의 유산을 잇는 모습은 미래의 트로트 전망을 밝힌다.

 

최근 발매한 정규 4집으로 여성 트로트 가수 초동 판매량 신기록을 세운 가수 송가인은 트로트의 영원한 전설로 불리는 심수봉의 1호 제자로 꼽힌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눈물이 난다’는 심수봉이 작사, 작곡, 프로듀싱까지 맡았다. 심수봉이 직접 곡을 준 첫 번째 후배 가수다.

 

송가인과 심수봉(왼쪽부터). 사진=송가인 SNS

 

심수봉은 곡을 받고 싶다며 무작정 자신의 집을 찾아온 송가인에게 “마침 써놓은 게 있다”며 흔쾌히 노래를 선물했다. 심수봉은 곡을 작업하면서 송가인에게 레슨을 해준 것은 물론이고 녹음에도 참여했다. 송가인의 부탁에 코러스로 힘을 실어줬고 지난달에는 KBS2 ‘불후의 명곡’에서 송가인과 함께 듀엣 무대까지 선보였다. 심수봉이 제자 송가인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00년대 중반처럼 현재 여성 트로트 가수들의 입지가 크지 않은 만큼 송가인은 심수봉의 애제자로서 트로트 여제 계보를 잇고 있다.

 

후배 가수들이 트로트 선배들의 명성을 잇는 수단 중 하나는 리메이크다. 명곡의 재해석을 통해 대선배를 향한 존중을 표현하고 자신만의 매력을 뽐낸다. 특히 경연 프로그램은 선배들의 곡을 재해석해 모두에게 선보일 수 있는 최적의 장이다. 이찬원은 2020년 ‘미스터트롯’을 통해 가수 머루와 다래가 부른 ‘진또배기’를 리메이크해 큰 사랑을 받았다.

 

설운도. 사진=MBC 제공

 

같은 프로그램에서 임영웅은 트로트 4대천왕 설운도의 명곡 ‘보라빛 엽서’를 가창해 화제를 모았다. 설운도의 보라빛 엽서는 임영웅 덕분에 23년 만에 역주행 빛을 보게 됐다. 설운도 또한 “23년 전에 작곡한 곡인데 한순간에 대박이 났다. 작곡가, 가수 입장에서 임영웅에게 너무 고마웠다”고 후배 임영웅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후 설운도는 2021년 임영웅에게 자작곡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선물했다. 임영웅의 부드럽고 깊은 보이스와 멜로디가 더해지면서 최고의 시너지를 완성했으며 발매 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음원 차트 상단에 자리 잡고 있다. 설운도도 방송을 통해 임영웅과 듀엣 무대를 선보이면서 후배에게 힘을 보탰다.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는 다음 달 고별 공연을 통해 66년 가수 인생을 마무리한다. 한국 가요계의 전설로 활약한 이미자는 후배 가수 주현미·조항조에게 전통 가요의 맥을 물려주기로 했다. 아울러 주현미와 조항조 다음 세대의 전통가요 가수로 ‘미스트롯3’ 우승자 정서주를 꼽았다. 이미자는 자신의 공연 무대에 다른 가수는 올리지 않았던 철칙을 깨고 주현미·조항조·정서주와 함께 고별 공연 무대에 오른다.

 

가수 조항조, 이미자, 주현미(왼쪽부터)가 5일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이미자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조항조는 이미자와의 기자간담회에서 “선배님이 맥을 잇는 후배로 절 선택해주셨는데 제가 그런 자격이 있나 생각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선배님의 선택에 따라 후배들을 위해 선배님이 물려주신 전통 가요의 맥을 잇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주현미도 “이제는 뭔가 역사를 이어가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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